[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반도를 정확하게 수직으로 관통한 제6호 태풍 카눈이 지나간 뒤, 전국엔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강한 햇살이 가득하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가면서 불볕 더위는 그나마 한풀 꺾인 눈치지만, 여전히 덥다.
태풍에 전전긍긍하던 KBO리그도 불타 올랐다. 11~12일 주말 경기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하면서 후반기 순위 싸움에 다시 불을 당겼다. 당분간 큰 비 소식은 들리지 않는 가운데, 막바지 일정 소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KBO리그 구장 관계자들은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7월 내내 불볕 더위와 비가 번갈아 휘감으면서 상처가 곳곳에 나기 시작한 그라운드 때문이다.
11~12일 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전이 펼쳐진 부산 사직구장 외야엔 이런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푸른 잔디 사이로 곳곳에 흙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1986년 개장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직구장은 노후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으나, 홈팀인 롯데의 지속적인 투자로 그라운드 상태는 수 차례 개선 작업이 이뤄져 왔다. 그러나 긴 장마와 땡볕 더위 속에선 이런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는 모양새다. 부산 뿐만 아니라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날씨 영향에서 자유로운 고척스카이돔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들 모두 그라운드 관리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날씨는 그라운드 잔디가 사시사철 생육하기에 까다로운 조건. 특히 여름철엔 긴 시간 비가 내리면서 물을 머금은 잔디가 이어지는 불볕더위에 금새 타면서 땅바닥을 드러내기 일쑤다. 대부분의 구장에 깔린 잔디가 겨울철 추위에 강한 켄터키 블루그래스인데, 이 잔디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선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장마철이 지난 뒤엔 '흙바닥'을 드러내는 구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그라운드 상태는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각 구단별로 구장 관리팀이 여름철마다 그라운드 온도를 낮추고 잔디 생육을 돕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지만, 매년 흙바닥을 피하기 위한 대책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수 년 전부터 이상고온으로 여름철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환경도 이런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인기팀의 약진과 치열한 중위권 싸움 속에 달아오른 KBO리그의 열기는 후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상의 경기력이 최고의 팬서비스라는 점에서 각 팀들도 그라운드 상태를 최적화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올해도 날씨 변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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