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 맞나. 아무리 '리빌딩'이라고 해도 동력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최하위로 추락했다. 14일 기준으로 키움은 KBO리그 10개 구단 중 10위. 꼴찌다.
단순히 순위를 떠나 최근 키움이 보여주는 야구는 방향과 목적을 잃은듯 하다. '서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다. 키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우승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우승팀 SSG 랜더스를 상대로 필적할만 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영광스러운 패자로 가을 야구를 마쳤다.
그래서 올해는 다를 것 같았다. 모든 야구계 관계자들이 개막 전 5강 후보를 꼽을때 키움을 포함시켰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팀으로 봤다. '국가대표급 투타 에이스'인 이정후와 안우진이 건재하고, 지난해 성장한 선수들도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키웠다. 키움은 사상 처음으로 실질적인 외부 FA들을 영입하는 등 올해 다시 한번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야구는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이정후의 데뷔 첫 슬럼프 그리고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여기에 투타 엇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키움은 예상보다 고전했다. 야구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해보였다.
일시적 부진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팀 성적이 쉽게 올라가지 않는 상황에서 4번타자 에디슨 러셀이 결국 대체 선수로 교체됐고, 이정후는 사실상 시즌 아웃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 핵심 선발 자원인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내보내고 유망주급 선수들을 데리고왔다. 사실상 키움의 이른 리빌딩 선언이나 다름 없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마지막 시즌에 우승을 노려봤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우회 노선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유망주급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잘 져도 괜찮은' 야구를 하는 것과 이길 수 없는 야구를 하는 것은 결이 다르다. 최근 키움의 야구를 보고 있으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가면서 보여줬던 젊은 에너지와 생동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마운드는 연거푸 점수를 내주고, 야수들은 실책성 플레이를 연달아 한다. 타선도 힘이 사라졌다. 키움의 8월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최하위, 팀 타율은 9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누구 한두명의 잘못이 아니다. 확실한 '에이스급' 선수들이 없는 상황에서 전력 자체가 상대팀에 밀리는 게 현실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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