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인생투였나?" (이승엽 두산 감독),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두산 최승용)
최승용(22·두산 베어스)에게는 '국보투수' 선동열 전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칭찬 이야기가 항상 따라붙는다. 선 감독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최승용의 투구를 본 뒤 '에이스가 될 투수'라고 칭찬을 하면서 기대를 내비쳤다.
'미완의 대기'다.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3승7패 5홀드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고, 올해 선발 경쟁을 했던 그는 올 시즌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5월 시작과 함께 좌완 불펜 강화를 위해 구원투수로 보직을 옮겼고, 다시 선발과 구원을 오갔다.
선발 경쟁에서 확실하게 치고 나가지 못한 것도 있지만, 팀에 확실하게 믿고 쓸 좌완 불펜이 부족했다. 최승용의 보직은 유동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확실하게 자신의 보직이 고정되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최승용에게는 성장의 시간이기도 했다.
최승용은 "작년에도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만큼 크게 힘든 건 없다. 딱 자리를 잡았다면 이렇게 왔다갔다 하지 않았을텐데 내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라며 "팀 사정에 맞춰서 해야하는 게 맞는 거 같다. 1군에서 계속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불펜을 하다보면서 밸런스가 맞으면서 구속이 늘었다. 자신감도 붙었는데 선발로 나설 때 더 자신있게 들어간 거 같다. 2스트라이크가 됐을 때에도 구종을 확실하게 던질 수 있는 거 같다"라며 "중간투수로 나서면 무조건 막아야 하는 상황이 있어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고 자신감있게 붙는다는 생각을 했는데 선발로 나설 때에도 그렇게 하니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
6월 선발로 나선 4경기에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최승용은 8일에는 볼넷없이 안타 세 방만을 허용했다.
최승용의 달라진 피칭에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인생투냐"라는 질문을 했고, 최승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승용은 "그래도 경기가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회(6회)를 제외하고는 안타를 한 개밖에 맞지 않았다"고 했다.
승리투수가 된 다음 날인 9일. 잠실구장에는 커피차 한 대가 왔다. 커피차에는 '세이브 축하' 문구가 있었다. 2일 한화전에서 연장 12회에 등판해 데뷔 첫 세이브를 한 걸 축하해주기 위해 팬들이 보낸 것이었다.
선발승으로 이야기꽃을 피운 날 '세이브 커피차'가 도착하자 최승용은 "연장 상황이었고, 12회에 좌타자가 나와서 동점 상황이어도 나간다고 했는데 운 좋게 점수를 내서 세이브까지 올리게 됐다"라며 "받게 돼서 기분 좋다. 특히나 첫 세이브를 해서 이렇게 커피차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세이브 홀드 승리 다 올렸는데 그만큼 어디서든 믿고 써주실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8일 선발승 이후 다시 구원 등판을 준비하던 최승용은 다시 선발로 남은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이 감독은 선발로 나왔던 최원준이 다소 흔들리자 불펜으로 돌리고 최승용을 선발로 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어느 보직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그래도 세이브와 선발승 중에는 선발승이 좋다"고 밝혔던 최승용은 다시 한 번 '인생투'를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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