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4차전에서 6대3으로 승리한 LG 염경엽 감독.
승리 소감 일성은 "이정용이 선발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는 말이었다.
1-2로 뒤지던 6회초 타자 박동원의 짜릿한 역전 그랜드슬램이 판을 바꿨지만, '선발' 이정용(27)이 포수 박동원과 함께 최소 실점으로 버텼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이정용은 5회까지 1득점 지원의 답답함 속에서도 81구 만에 6이닝을 소화하는 공격적 피칭으로 시즌 5승째(1패)를 수확했다. 지난 2일 키움전 부터 3경기 연속 호투로 연승을 달렸다. 3경기 17이닝 동안 실점은 단 2점 뿐이다.
선발 변신 후 이유 있는 승승장구. 공을 받는 포수 박동원의 증언이다.
"원래 라이징패스트볼을 던지던 투수인데 최근 직구가 더 좋아졌어요. 그러다보니 낙폭 큰 포크볼 위력이 더 좋아지고, 커브, 슬라이더까지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졌죠. 그래서 정용이한테 '군대 안가면 안되겠니?'라고 했어요.(웃음)"
이정용은 오는 12월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다. 한차례 상무 입대를 철회한 적 있는 그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할 시즌. 큰 변화인 선발 전환 후 마음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마운드 위에서도 그렇고, 내려와서도 그렇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뒤 인터뷰에서 이정용은 이런 말을 했다.
"오늘 경기 전에는 이닝을 길게 던져야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편하게 경기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6이닝은 던지고 내려오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목표를 달성하고 내려와서 다행입니다."
자신의 승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박동원 선배의 만루홈런으로 역전하기 전까지도 담담하게 자신의 임무에만 집중했다.
"상대에게 리드를 내줬지만, 제가 내려간다고 해서 팀이 질 것 같지는 않았어요. 동원이형이 해줄 것 같았고, 역시 해결해주더라고요."
불펜 필승조 투수의 시즌 중 선발 변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김진성 선배에게 배운 포크볼, 임찬규 선배 조언으로 교정한 커브볼 등 기술적 다양성 뿐 아니다. 마인드 자체가 바뀌었다.
"선발 투수는 긴장감이 크고, 불펜 투수는 부담감이 큰 것 같아요. 중간에서 던질 때와 다르게 긴 이닝을 던지려고 생각하고, 한 이닝 안 좋더라도 다음 이닝은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인드 컨트롤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코 반짝 활약이 아니다.
박동원의 아쉬움 가득 담은 농담 처럼 올시즌 끝나고 군입대를 해야 하는 점이 무척 안타깝지만, 어쩌면 그래서 이정용의 올 가을은 더 진한 여운을 남길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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