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엄청난 순간 스피드. 베이스가 뿌리 채 뽑혔다.
리그 최상급 준족 두산 베어스 외야수 조수행(30)이 폭발적 스피드로 기묘한 장면을 연출했다.
25일 잠실 SSG전. 1-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에 첫 타석에 선 9번 조수행은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밀었지만 유격수 쪽 땅볼이 됐다.
박성한 쪽으로 가는 빠른 타구. 병살타성 타구였지만 조수행의 발이 워낙 빨랐다. 병살타를 모면하며 1루주자로 변신. 진루타를 못 친 아쉬움을 발로 달랬다.
김태근 타석 때 포일로 2루 진루. 2구째 김광현의 슬라이더 타이밍을 노려 3루로 뛰었다.
시각적으로 2루주자를 묶기 힘든 좌투수라는 점을 십분 활용했다. 하지만 김광현이 누구인가. 프로 17년 차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오브 베테랑. 그 조차 조수행의 과감하고 빠른 발에 당했다.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겼다. 김광현과 처음으로 선발 배터리 호흡을 맞춘 3년 차 신예 포수. 이날 2루 도루를 두차례나 저지한 강견의 포수도 속수무책이었다.
뛰는 탄력에 3루 쪽으로 몸을 쭉 밀고 들어가는 추진력이 더해져 엄청난 물리력을 발생시켰다.
조수행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충격에 3루 베이스가 들리다 못해 아예 뿌리채 뽑혀 버렸다. 주자와 함께 3루 덕아웃 쪽으로 쭉 밀려 나갔다. 조수행은 행여 손이 떨어질세라 땅에서 뽑힌 3루 베이스의 금속으로 된 뿌리 쪽에 손을 꼭 대고 있었다.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해설을 맡은 장성호 위원은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3루 베이스가 처음부터 단단히 고정이 덜 된 상태였겠지만 얼마나 순간 스피드가 좋으면 저게 뽑히겠느냐"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루 베이스까지 뿌리 채 뽑아내며 발로 그라운드를 누빈 보람이 있었다. 1사 3루에서 김태근이 친 땅볼 타구가 크게 바운드 되며 전진수비 하던 SSG 3루수의 키를 넘어 2-0으로 달아나는 적시타가 됐다.
곽빈과 김광현의 팽팽한 에이스 맞대결. 천금 같은 적시타였다.
조수행의 발야구에 흔들린 김광현은 4회말 들어가자마자 연속 5타로 5실점 하며 무너졌다. 조수행은 6-0으로 앞선 1사 3루에서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중견수 깊숙한 희생플라이로 쐐기 타점을 올리며 팀에 7-0리드를 안겼다.
수비에서도 중견수 조수행은 5회 2사 후 전의산의 펜스 직격 2루타 성 타구를 빠른 발로 후진, 펜스에 온 몸을 부딪혀 가며 잡아내는 호수비로 선발 곽빈의 8이닝 무실점 데뷔 첫 10승 달성을 도왔다.
빠른 발로 1득점 1도루를 기록한 조수행은 리드오프 김태근과 함께 공-수에서 맹활약 하며 10대1 대승의 선봉에 섰다. 천하의 김광현을 흔들며 4이닝 만에 9안타 7실점으로 조기강판 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발야구의 진수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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