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절대 지면 안되는 잠실 한지붕 라이벌의 대결. 게다가 LG 트윈스는 3연패, 두산 베어스는 2연패 중이라 연패를 끊어야 했다.
그런데 치열한 접전 속에서 의외의 상황에서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투수의 공이 타자의 머리쪽으로 날아가자 투수는 모자를 벗어 사과를 했고, 타자는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손사래를 쳤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LG전서 나온 상황이다. 1-0으로 앞선 두산의 8회초 공격. 케이시 켈리, 백승현에 이어 유영찬이 8회초에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의 8회초 선두타자는 2번 김재호. 유영찬의 초구 146㎞의 직구가 김재호의 머리쪽을 향했다. 김재호가 놀라 몸을 숙인 뒤 그라운드에 넘어졌고, 공은 그사이 김재호의 머리 뒤로 날아갔다. 모두가 깜짝 놀란 상황.
다행히 공이 김재호의 머리쪽을 맞지는 않았다. 김재호는 잠시 동안 그라운드에 누워있다가 십년 감수했다는 표정으로 일어났다.
유영찬도 많이 놀란 듯 걱정하는 표정으로 김재호를 바라보다가 김재호가 일어나자 모자를 벗고 "죄송합니다"라며 고개숙여 인사했다. KBO리그에서는 투수가 타자를 맞혔을 경우 타자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보여준다. 투수가 후배일 땐 모자를 멋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투수가 선배일 땐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여준다.
그런데 유영찬은 김재호의 몸에 맞지도 않았는데 머리쪽으로 날아갔다는 이유만으로 인사를 했다.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이를 본 김재호가 깜짝 놀라는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고의로 던진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는 뜻으로 그런 인사 안해도 된다는 의미였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LG 포수 박동원은 김재호의 등에 묻은 흙을 손으로 직접 털어줬다. 1점차의 치열한 싸움 속에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가슴 따뜻한 장면이었다.
이내 다시 경기로 돌아왔다. 김재호는 이후 중전안타를 쳐 찬스를 만들었고,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득점을 해 2-0을 만들었다.
하지만 LG는 곧이은 8회말 오스틴의 좌중간 솔로포에 3루 대주자 최승민이 박동원의 스퀴즈번트 때 공을 잡은 투수 정철원이 1루로 던지는 사이 홈을 파고들어 2-2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0회말 박해민의 끝내기 안타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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