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프로 데뷔 18년, 정훈은 늘 스스로를 '잡초'에 비유한다.
그만큼 순탄치 못한 프로 생활이었다. 프로의 벽에 좌절할 뻔 했다.
정훈은 5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통산 1000안타에 도달했다.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5회말 2사 1,2루에서 삼성 우규민을 상대로 때린 1타점 적시타가 대기록의 순간이었다. 7회말에는 장필준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도 때려냈다.
KBO리그 42년 역사에 1000안타를 때린 116번째 선수로 이름을 새겼다. KBO리그에는 2000안타를 때린 선수도 18명이나 된다. 정훈은 롯데에서 뛴 15년 동안에도 주전보다 백업으로 뛴 시간이 더 길다. 시즌 100안타를 넘긴 것도 4차례에 불과?. 그만큼 험난한 프로인생을 걸어온 정훈에게 '1000안타'라는 이정표는 남다르다.
2006년 신고선수로 프로(현대 유니콘스)에 뛰어들었지만, 1년만에 방출됐다. 한계를 느낀 그는 군복무부터 마쳤다. 초등학교 야구코치로 일하면서도 꿈을 놓지 않았고, 결국 신고선수로 다시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에서 15년을 뛰었다. 주 포지션이었던 유격수와 2루부터 중견수와 1루까지, 팀이 원하면 어느 포지션이든 메꿨다. 경기 외적으로도 궂은 일을 도맡았다. 그 결과 존경받는 선배, 젊은팀 롯데를 이끄는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고 있다.
경기 후 정훈은 "잡초처럼 버텨서 1000개까지 온 것 같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열심히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후배에게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마치 검사마냥 멋진 포즈로 배트를 뽑아들며 "오늘 (정)보근이 배트를 빌린 덕분에 타격감이 좋았던 것 같다. 잘 치는 선수의 배트에 좋은 기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팀 승리 역시 후배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훈은 "후배들이 지치지 않고 꾸준히 잘해주고 있어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들어 3할 타율(3할 4리)에 홈런도 4개를 쏘아올리며 베테랑다운 한방을 과시하고 있다. 안정된 1루 수비는 덤. 롯데가 아직까지 5강을 꿈꾸는 버팀목이다.
정규시즌 3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5위 KIA 타이거즈와는 6경기 차이. 하지만 정훈에게 포기란 없다. 그는 "남은 경기에서도 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이 하나가 되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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