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안 쓰는 거 하나 준 건데…(구자욱)" "네가 (유)강남이한테 금도끼를 줬네!(강민호)"
'80억 포수' 유강남이 살아났다. 커리어로우를 맞이한 답답함을 적이자 친구인 구자욱의 방망이로 날려버렸다.
6일 울산 문수야구장. 경기를 앞두고 3루 측 삼성 라이온즈 더그아웃이 떠들썩했다. 전날 경기 후 "구자욱에게 선물받은 방망이로 홈런을 쳤다"고 말한 유강남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타율 4할1푼2리(85타수 35안타) 4홈런 19타점으로 뜨거운 8월을 보냈던 구자욱은 전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은 별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내 거라고 할 수도 없는 배트"며 손을 내저었다.
"(유강남을 준)그 배트는 몇번 써보니 나랑 잘 안 맞아서 쓰지 않는 거였다. 친구가 배트 하나 달라기에 (장난치는 마음을 담아)한 2년 묵힌 여분의 배트를 준 거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이 기회를 놓칠리 없다. "그게 바로 금도끼였다. 네가 썼어야지, 왜 상대팀한테 버리냐"며 구자욱을 구박했다.
구자욱의 배트로 유강남이 3점 홈런과 2루타를 치는 등 맹타를 휘두른 것은 사실이다. 그것도 7월 22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무려 44일만에 맛본 손맛이다. 최근 사령탑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은 순간이었다.
구자욱은 "유강남과는 친한 친구 사이다. 내가 평소 배트를 많이 가지고 다닌다. 잠깐 보고 헤어지는 길에 '배트 한자루만 달라' 하길래 안 쓰는 거 하나 건넸을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절친다운 복수를 다짐했다. 그는 "오늘 내가 잘 치면 어떻게 인터뷰하나 두고보자"며 웃었다.
이날 구자욱은 2020년 이후 3년만에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들어 우익수 김성윤이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어깨도 투수 못지 않게 좋다. 지난해의 부진을 털어낸 구자욱이 좌익수 자리에서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하는게 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 박진만 삼성 감독은 "대구는 3루가 홈팀이다. 좌익수로 뛰며 체력적으로도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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