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잠실구장, KBO리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무대다.
중앙 펜스까지 125m, 좌우 펜스 끝 각각 100m. 부채꼴로 펼쳐진 펜스는 타 구장에선 손쉽게 넘어갈 수 있는 타구를 막아내는 통곡의 벽이다. 이런 잠실에서 그리는 아치는 그래서 그 값어치가 클 수밖에 없다.
6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한 KIA 타이거즈에 이런 잠실구장은 좁아 보였다. 어렵지 않게 타구를 넘겼고, 외야 구석구석을 찌르면서 득점을 이어갔다.
'150억 거포' 나성범(34)이 포문을 열었다. 3회초 1사 2루, 1B1S 승부에서 두산 곽빈이 스트라이크존 윗 부분으로 떨어지는 122㎞ 커브를 뿌렸다. 나성범은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렸고, 우측 외야 관중석 중단에 꽂히는 비거리 125m 짜리 투런으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는 무려 177㎞에 달할 정도로 '제대로 방망이에 걸린' 아치였다.
뒤를 이은 건 2년차 김도영(20)이었다. 박찬호의 적시타로 3-0이 된 4회초 1사 3루에서 곽빈이 1B1S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로 뿌린 146㎞ 직구에 방망이를 돌렸다. 좌측 외야 관중석 상단에 떨어지는 비거리 125.4m짜리 투런포. 홈팀 KIA 뿐만 아니라 1루측 두산 관중석에서도 감탄사가 흘러나올 정도로 장쾌한 홈런이었다. KIA는 김도영의 투런포 이후 나성범의 안타와 최형우의 2루타,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2타점 적시타 등 3연속 안타로 점수를 더 추가하면서 5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앞서 8연승을 기록한 KIA.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체스의 이탈과 이의리의 부상 등 선발진에 갖가지 악재가 있었음에도 승리를 쌓을 수 있었던 비결엔 타선의 집중력이 있었다. 연승 기간 팀 타율이 무려 3할4푼4리에 달했다. 팀 출루율은 0.402, 장타율은 무려 0.539였다. 안타 수는 10개 구단 중 2위(88개, 1위 키움 히어로즈·103개)였지만, 타점(60점)과 득점(64점)은 키움(50타점, 50득점)보다 크게 앞섰다. 잔루(45개)는 10개 구단 최소였다. 소위 점수를 뽑아야 할 상황에서 방망이가 그냥 지나치지 않았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대목.
이날 KIA 타선을 만난 곽빈은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11⅓이닝에서 자책점이 단 2점에 불과했다. 피안타율도 0.175로 준수했다. 그러나 이날은 뭇매를 피하지 못했다. 첫 회부터 투구수가 불어나면서 고전하는 흐름이 역력했다. 이날 TV중계에 나선 김태형 해설위원은 "산 넘어 산"이라고 KIA 타선을 평가했다. 이순철 해설위원 역시 "쉽게 물러나는 타자가 없다. 어려운 코스도 다 커트해낸다. 올라오는 투수들이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두산을 7대1로 제압한 KIA 타이거즈는 9연승에 성공했다. KIA가 9연승에 성공한 것은 2013년 6월 8일(목동 히어로즈전)부터 20일(대전 한화전)까지 만든 9연승 이후 약 10년 3개월, 3730일만이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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