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앞으로는 배트 함부로 못 주겠네' 울산에서 만난 절친 롯데 유강남이 삼성 구자욱에게 배트 한 자루를 받으면서 일이 시작됐다.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중 3연전 첫날이던 지난 5일. 경기 전 만난 자리에서 배트 한 자루만 달라는 친구 요청에 삼성 구자욱은 쿨하게 가지고 있던 배트 중 한 자루 롯데 유강남에게 건넸다.
최근 10경기 1할대 타율에 머무르고 있던 유강남은 친구 구자욱에게 선물 받은 배트로 1회부터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45일 만에 맛본 손맛이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서던 구자욱은 포수 유강남을 째려봤다. 경기 전 선물한 배트에서 터진 홈런, 삼성 주장 구자욱은 당장이라도 배트를 뺏고 싶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물 받은 배트로 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두른 롯데 유강남은 활짝 웃었다.
반대로 배트를 선물한 구자욱은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패배의 쓴맛을 봤다. 경기에서 승리한 유강남은 친구 구자욱에게 선물 받은 배트로 맹타를 휘두른 뒤 "내가 (자욱이)기를 뺏은 건 아닌가 싶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반면 홈런 배트를 선물한 구자욱은 '네가 쓰지 왜 상대팀에게 줬냐며' 강민호에게 구박당하기도 했다. 안 쓰는 배트 한 자루를 선의로 건넸던 구자욱은 다음날 롯데 포수 유강남이 보는 앞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3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 2대1 1점 차로 뒤지고 있던 7회 1사 1,3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2루타를 날린 구자욱은 2루 베이스에 도착한 뒤 포효했다.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승리로 이끈 구자욱은 경기 종료 후 전날 유강남에게 선물한 배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원래 쓰는 스타일의 배트가 아니어서 안 쓰는 걸 한 자루 준건데 그걸로 홈런을 치더라, 하필 선물한 배트에서 홈런이 나와 속으론 안 좋았다"며 "앞으로는 어떤 선수에게도 배트를 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승패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그라운드, 따듯한 정과 함께 건넨 배트 한 자루에서 벌어진 많은 일들. 울산에서 만난 친한 친구 유강남과 구자욱의 배트 사건(?)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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