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슬럼프가 짧은 선수가 좋은 타자다.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 6일 롯데전에서 자신이 왜 KBO리그 정상급 타자인지를 스스로 입증했다.
8월 내내 4할대 타율로 뜨거웠던 그는 9월 들어 짧은 슬럼프를 겪었다. 5일까지 9월 타율 7푼1리(14타수1안타). 슬슬 신경 쓰이던 차였다.
한주의 시작인 5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4타수무안타로 침묵했다. 팀도 3대10으로 대패했다. 하필 자신의 배트를 건네 받은 롯데 유강남이 그 배트로 1회 첫 타석부터 3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3타수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며 공수에 걸쳐 저격수로 나섰다. 승부욕 강한 캡틴으로서 속이 편할 리 없었다.
3번 좌익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나선 6일 롯데전. 새로운 마음으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1회 첫 타석 삼진으로 13타수 연속 무안타. 하지만 1-0으로 앞선 3회 2사 후 두번째 타석에서 나균안의 커브를 깨끗한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끝이 아니었다. 무안타를 깨뜨리자 득점권 타율 1위(0.409) 답게 해결사로 나섰다.
1-2로 역전을 허용한 7회초 김지찬 김성윤의 안타와 빠른 발로 만든 1사 1,3루. 구자욱은 롯데 두번째 투수 최준용의 직구를 당겨 우중간을 갈랐다. 2타점 싹쓸이 역전 결승 2루타. 기세가 오른 삼성은 8회 4점을 보태 7대2 역전승을 완성했다.
구자욱은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최근 부진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중요한 상황에 쳐서 기분이 좋다. 찬스를 만들어준 김지찬 김성윤 후배들 덕분"이라고 감사해 했다. "지난 한달 간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슬럼프를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고자 했다. 생각이 많을수록 타석에서 위축되는 것 같아 더 자신 있게 생각을 비우고 치려고 했다. 그동안 공을 너무 확인하고 치려고 했는데, 이병규 수석코치님 조언을 받고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던게 좋은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날 유강남에게 준 방망이가 맹타로 돌아온 데 대해서도 해명을 했다.
"사실 원래 제 방망이도 아니고, 제 스타일의 방망이도 아니어서 안 쓰는 걸 버리듯 준건데 그걸로 홈런을 쳤다고 하더라. 그 홈런으로 팀이 중요한 실점을 내준 것 같아서 속으론 안 좋았다. 앞으로는 어떤 선수에게도 방망이를 주지 않으려 한다"며 웃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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