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8월의 마지막 날. 올 시즌 리그 최고 투수 에릭 페디는 광주에서 악몽같은 경험을 했다.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3이닝 8안타 3볼넷 7실점. KBO 데뷔 후 최소 이닝, 최다 실점. 최악의 하루였다.
1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이 2.39로 치솟았다. 다시 꿈의 1점대로 회복하기가 힘들어졌다. 한화 노시환과의 MVP 경쟁 레이스에서 잠시 빨간불이 들어오게 했던 악몽 같은 경기였다.
황당했겠지만 억울할 건 없다. KIA타선에 당한 건 페디 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굳이 따지자면 10년 만의 9연승 기간, KIA 타선을 만난 탓이다. KIA를 만난 다른 에이스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6일 한화 외인에이스 펠릭스 페냐는 광주 KIA전에 선발등판, 4이닝 만에 9안타 6실점으로 무너졌다. 2-1로 앞선 4회말 집중 6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KBO 데뷔 후 최소이닝, 두번째로 많은 실점이었다.
다음날인 27일 광주 KIA전. 청년 에이스 문동주 마저 소나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5이닝 5안타 2볼넷 5실점. 2-2로 팽팽하던 6회 가장 뜨거운 김도영 나성범 최형우 지뢰밭을 무사히 건너가지 못했다. 안타-안타-2루타로 역전을 허용한 뒤 물러났다. 후속 투수들이 책임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5자책이 됐다. 이날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신인왕 레이스가 위협받게 됐다. 가뜩이나 신인왕 경쟁자 윤영철과의 선발 맞대결 경기라 아쉬움이 컸다.
물 오른 KIA 타선은 국가대표 우완 파이어볼러도 희생양을 삼았다.
6일 잠실 두산전. 선발 곽빈을 3⅓이닝 만에 홈런 2방 포함, 9안타 3볼넷 6실점을 안기며 7대1 승리로 9연승을 달렸다. 나성범에게 3점홈런, 김도영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부상으로 인해 조기강판했던 5월7일 LG전(1⅓이닝 6실점)을 제외하면 올시즌 최소이닝, 최다실점 경기였다. 1할9푼5리였던 피안타율이 2할9리로 올랐다.
수술 예정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한 '국내 원톱' 안우진도 KIA타선에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지난 6월28일 경기에서 5⅓이닝 동안 홈런 포함, 6안타 1볼넷으로 5실점 했다. KIA전 평균자책점 8.44로 9개 구단 중 최악이다.
에이스 상대로 강한 타선. 에이스만 줄줄이 출동하는, 그래서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되는 가을야구의 희망이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시작된 KIA의 돌풍. 막강화력의 타선을 앞세워 가을의 전설을 써내려갈지, 전국은 이미 화끈한 화력쇼를 선보이는 타이거즈 열풍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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