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7일 잠실구장.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전이 펼쳐진 이날. 3루측 원정 응원석은 발디딜 틈 없이 꽉 찼다. 10연승에 도전하는 KIA를 응원하기 위해 모인 팬들이 검붉은색과 노란색의 향연을 펼쳤다. 홈팀 두산 팬들이 위치한 1루측 관중석에 빈 자리가 군데군데 보인 것과는 대조적. 가시권에 들어온 가을야구를 향한 호랑이의 발걸음,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일찌감치 겨울잠을 준비하는 곰의 엇갈린 희비였다.
이어진 승부. 대체 선발 최원준의 호투 속에 두산은 2회말 양석환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전날 0-7로 끌려가다 9회말 대타 공세로 간신히 1점을 뽑았지만, 이날은 주도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근 9연승 과정에서 팀 타율이 3할대 중반까지 올라간 KIA 타선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았기에, 1점차 리드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예상대로 KIA가 반격에 나섰다. 4회초 2사후 나성범의 안타에 이어 최형우가 우측 펜스 직격성 타구를 날리면서 동점을 만드는 듯 했다. 그런데 두산 우익수 조수행이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워닝 트랙에서 타구를 걷어냈다. 동점 찬스를 날린 KIA엔 탄식이, 두산엔 환호가 터져 나왔다.
호수비를 보여준 조수행, 4회말에도 '발'로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허경민의 2루타 뒤 박계범의 번트 실패로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던 상황. 조수행은 KIA 양현종을 상대로 번트를 시도해 주자 진루 뿐만 아니라 1루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내야 안타까지 성공시켰다. 1사 1, 3루에서 정수빈이 1루 땅볼을 쳤으나, KIA 오선우가 2루 송구를 택한 사이 허경민이 홈을 밟아 두산이 추가점을 얻었다.
KIA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5회초 2사후 오선우 김태군이 연속 안타를 만들며 다시 동점을 정조준했다. KIA 최원준이 두산 최원준을 상대로 우중간으로 큰 타구를 날리자 3루측에선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전진 수비에 나섰던 조수행이 쫓아가기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조수행은 이번에도 글러브를 뻗어 타구를 기어이 잡아냈다. KIA와 두산이 다시 한 번 탄식과 환호를 주고 받은 순간이었다.
클라이맥스는 7회말이었다. KIA가 양현종을 불러들이고 좌완 스페셜리스트 김대유를 등판시킨 가운데 선두 타자로 나선 조수행은 투수 왼쪽 방향으로 번트를 시도했다. 김대유가 재빨리 공을 잡아 1루로 연결했지만, KIA 1루수 오선우의 발이 떨어진 찰나의 순간 조수행이 베이스를 밟았다.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 정수빈의 번트 성공으로 2루까지 간 조수행은 2사 2루에서 대타 김인태의 우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에 쐐기점을 안겼다.
두산은 이날 KIA를 3대0으로 제압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동시에 10연승을 노리던 KIA의 발걸음도 저지했다. 공수에서 펄펄 난 조수행의 발이 지배한 승부였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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