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좌완 정우람(38)은 9-7로 앞선 8회말 등판해 1안타 1개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앞서 두 경기에서 불펜을 소진한 한화 벤치는 22구를 던진 정우람을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오랜만에 찾아온 세이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한방'에 무너졌다. 선두타자 박대온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손아섭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고 9-9 동점을 허용했다. 시속 136km 직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어 박민우를 내야 안타, 박건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교체됐다.
1⅓이닝 4안타 1볼넷 2실점. 한화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패를 당했다.
9월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9-4로 앞선 6회말 등판한 정우람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타자 3명을 상대해 3안타를 내주고 3실점했다. 전날 더블헤더를 치러 불펜에 여유가 없는 상에서 1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34km, 평균 130km 초반에 그쳤다.
9회말 만루 위기까지 몰린 한화는 천신만고끝에 9대8로 이겼다. 히어로즈와 주말 4연전을 쓸어
담고 6연승을 달렸다.
한화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인 38세 베테랑. 올해는 주장을 맡아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 상대타자를 압박하는 힘이 떨어졌다.
올 시즌 44경기에 등판해 35이닝을 던졌다. 세이브없이 1패8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전반기엔 불펜투수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5월엔 8경기에 등판해 8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후반기에 들어선 신뢰가 흔들린다. 지난 10경기에서 7⅔이닝 동안 13안타 8실점, 평균자책점 9.39를 마크했다.
지난 해 4월 10일 KT 위즈를 상대로 통산 197번째 세이브를 올린 이후 세이브 기록이 멈췄다. 통산 '200세이브'까지 3개를 남겨놓고 멈췄다. 지난 해 초반 잠시 마무리를 맡은 뒤 중간계투로 전환해 마무리 기회가 사실상 사라졌다.
2016~2019년 4년 총액 84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 2019년 시즌이 끝나고 한화와 4년-
39억원에 재계약을 했다. 올 해가 두 번째 FA 계약의 마지막 해다.
다시 마무리를 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내년 시즌에 팀에 필요한 전력인지 따져봐야할 것이다. 선수생활을 이어간다고 해도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큰 폭의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오랫동안 팀의 기둥투수로 활약해 온 레전드급 선수이기에 예우를 갖춰 향후 진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냉철한 판단을 해야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 최근 보여준 투구로는 경쟁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정우람은 KBO리그 최초의 1000경기 등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기록까지 4경기가 남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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