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과 '키맨'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대화는 멈출 줄 몰랐다.
황 감독과 이강인은 2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항저우 진화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앞두고 한국측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장시간 소통했다.
이날 오후 2시 항저우샤오산국제공항을 통해 항저우에 입성한 이강인은 곧바로 팀 숙소로 이동해 짐을 푼 뒤, 팀 버스에 올라탔다. 경기 시작 40분 전인 7시50분쯤 이강인이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줄지어 입장하는 선수단 맨 뒤에 선 이강인은 '절친' 조영욱(김천) 송민규(전북)과 대화를 나누며 잔디에 발을 디뎠다. 경기 출전을 의미한 건 아니었다. 이강인은 홀로 대표팀 트랙탑을 입고 있었다. 이강인은 대한민국과 이강인을 연호하는 한국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그런 다음 벤치에 앉아있던 황 감독이 이강인을 호출했다. 둘은 그렇게 15분 넘게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황 감독은 두 손을 써가며 이번 대표팀의 전술과 이강인의 역할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이강인은 피곤한지 눈을 비비면서도 황 감독의 말을 경청했다.
황 감독과 이강인은 우여곡절을 거쳐 어렵게 만났다. 황 감독은 이강인을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여겼다. 하지만 소속팀인 파리생제르맹(PSG)과 차출 문제를 풀어야했다. PSG는 이강인의 조기 차출에 난색을 보였다. 내년 1월에 열릴 카타르아시안컵 차출 시점을 조건으로 걸었다. FIFA 공인 대회가 아니라 차출 의무가 없는 아시안게임에 보내주는 대신 아시안컵 참가 시점을 늦추겠다는 것이었다. 황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강인의 합류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답답하다"는 심경을 내비쳤다.
항저우 출국을 하루 앞둔 15일에야 서광이 비췄다. 차출 여부와 일정이 확정됐다고 협회가 발표했다. 20일 도르트문트와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뒤 항저우에 있는 대표팀에 합류하는 일정으로 교통정리됐다. 도르트문트전 후반 출전으로 한달만의 부상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이강인은 밝은 표정으로 항저우 공항에 들어섰다. 마중나온 팬들을 향해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의 말을 건넸다.
황 감독과 대화를 마친 이강인은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동료들이 쿠웨이트를 9대0으로 대파하는 모습을 TV로, 또 태국전에 나서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본 이강인은 이르면 24일 같은 경기장에서 열리는 바레인과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쿠웨이트를 9대0으로 꺾은 한국은 이날 승리시 잔여경기와 상관없이 조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그렇게 되면 이강인의 투입을 16강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
20일 일본-카타르전이 열린 항저우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만나 이영표 KBS축구해설위원은 "이강인은 (군 면제가 걸린)아시안게임에서 죽기살기로 뛸 것"이라며 동기부여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강인의 찬스메이킹 능력과 마무리 능력이 황선홍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2019년 U-20 월드컵에서 '막내형' 이강인과 함께 준우승 신화를 썼던 수비수 최준(부산)은 "강인이는 다 보고 있다. 우리만 잘 움직이면 된다"고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수비수 이재익(이랜드)도 "강인이가 하자는대로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진화(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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