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마지막 20경기에서 쏟아부었으면 좋겠다."
2016년 1차지명으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이영하(25)에게 3년 차였던 2019년은 '영광의 시간'이었다. 29경기에 나와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면서 김광현(SK)와 함께 국내 투수 다승 1위를 기록했다. 당시 이영하는 150㎞가 훌쩍 넘는 강력한 직구에 140㎞대의 슬라이더까지 보유하고 있어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였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투수로 성장하는 듯 했지만, 이후 잠시 주춤하며 성장통을 겪었고, 최근에는 고등학교 야구부 시절 학교 폭력을 했다는 의혹에 법정 다툼까지 갔다.
올해 미계약 보류선수로 시즌을 맞이했지만, 학교 폭력 의혹이 무혐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왔다.
돌아온 이영하는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 야구를 할 수 있는 좋고, 야구장에 나오면 행복하다"라며 더 절실한 마음으로 등판했다.
마음은 '에이스' 시절 그 이상이었지만, 스프링캠프도 따라가지 못하는 등 시즌 준비가 다소 아쉬웠던 부분은 곧바로 나타났다. 구속은 예전 못지 않게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흔들리기도 했다.
지난 8월초 한 차례 재정비를 마치고 온 이영하는 조금씩 안정적인 피칭이 이어졌다. 구속도 한층 더 안정적으로 올라왔고, 제구도 일정해졌다. 8월 20일부터 10경기 동안 10이닝에 등판한 이영하는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하며 두산 불펜에 힘이 되기 시작했다. 9월 5경기에서는 5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0을 유지했다.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1이닝 동안 안타 한 개와 볼넷 한 개가 나왔지만, 아웃카운트 3개 중 2개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최고 구속은 155㎞가 나왔다.
이영하의 피칭에 이승엽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이영하가 올 시즌 마운드에 서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라며 "조금은 안정을 찾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두산은 필승조였던 박치국이 어깨 통증으로 빠졌고, 김명신 홍건희 정철원 등도 초반보다는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다.
이영하는 2021년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순위 싸움으로 바쁜 가운데 이영하가 그때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두산으로서는 한층 더 수월하게 후반 승부를 풀어갈 수 있게 된다.
이 감독은 "(박)치국이가 빠진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같이 못했는데, 그 몫을 마지막 20경기에서 쏟아부어줬으면 좋겠다"과 활약을 기대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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