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노린게 아니었어요."
3-1로 앞선 6회초 두산 공격. 투스트라이크 원볼. 선두타자 양의지.
삼성 선발 뷰캐넌이 121㎞ 커브를 낮게 떨어뜨렸다. 스트라이크 보더라인 끝에 걸치는 제구된 공. 배트가 나가가 툭 걸렸다. 비행을 시작한 170㎞ 타구속도의 공이 라이온즈파크 왼쪽 담장 너머로 사라졌다.
밸런스가 돌아온 양의지. 그 어떤 특급투수도 막을 수 없었다.
양의지가 환상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공-수에 걸쳐 두산의 5대1 승리를 이끌었다.
양의지는 21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5차전에 포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 시즌 14호 쐐기 홈런 포함, 4타수3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 이후 4경기 연속 홈런이자 지난 9일 삼성전 이후 10경기 연속 안타. 양의지는 앞선 두 타석에서도 안타를 뽑아내 특급 뷰캐넌을 상대로 3타수3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상황에 맞게 짧은 안타가 필요할 때는 가볍게, 장타가 필요할 때는 풀스윙으로 뷰캐넌을 궁지에 몰았다. 포수로서도 선발 브랜든을 잘 리드하며 공-수에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는 이승엽 감독의 사령탑 데뷔 후 고향인 대구에서의 첫 승이었다.
브랜든은 경기 후 "몸 맞는 공으로 실점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는 분명히 아니었다. 물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팀이 이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은 기분 좋다. 잘 리드해준 포수 양의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양의지는 "각도 큰 변화구보다 오늘 짧게 꺾이는 커터가 좋아 비율을 높였던게 잘 통했다"고 했다.
신들린 타격감.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포수 복귀 후 2주간은 밸런스가 깨져 있었다. 저번주 부터 밸런스가 좋아지면서 홈런이 하나 나오기 시작하면서 제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 홈런을 친 커브도 노려서 친 게 아니었다. 나가다 걸렸다. 1년에 한번씩 오는 밸런스"라며 "이럴 때는 어떤 투수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밸런스를 가을야구로 이어가고 싶다. 지난 2년 간 안해봐서 다시 그 심장 떨리는 느낌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며 3년 만의 가을야구이자 두산 복귀 후 첫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팀의 거침 없는 상승세의 중심 양의지는 "프런트나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모든 분들이 정말 5강에 대한 하나된 마음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 좋은 것 같다"면서도 "저희는 이길 때는 또 좋지만, 지면 한없이 안 좋으니까 좀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방심을 경계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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