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주로 9회에 나와 1이닝을 막고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하지만 팀이 위기일 대는 8회에도 가끔 나와서 1이닝 이상을 막을 때도 있다.
LG 트윈스 고우석이 최근 세번이나 8회 위기에 나와 승리를 지켜내는 터프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그래도 불안감이 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뒷문에 대한 믿음을 안겼다.
고우석은 지난 5일 수원 KT 위즈전서 5-4로 앞선 8회말 1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8회 1사의 세이브 상황에서 고우석이 올라온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고우석은 이호연을 3구만에 유격수앞 병살타로 잡아냈고, 9회말 안타 1개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9월 17일 잠실 SSG 랜더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서는 5-3으로 앞선 8회초 1사 2,3루의 더 큰 동점 위기에서 올라왔다. 안타 1개면 곧바로 동점. 고우석은 대타 김강민에게 4연속 직구 승부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추신수도 5연속 직구로 끝내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위기에서 벗어났다. 8회말 3점을 추가해 8-3의 여유로운 리드 속에 9회초를 삼자범퇴로 끝내고 경기 끝.
이틀 뒤인 1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8회말 무사에 등판해야 했다. 4-1, 3점차로 앞서던 8회말 올라온 최동환이 등판하자마자 연속 3안타로 2점을 내줘 4-3, 1점차로 쫓기고 무사 1루가 되자 LG 염경엽 감독이 곧바로 고우석을 올린 것.
고우석은 4번 최형우 타석 때 폭투로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아냈고, 김선빈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때 2루주자 나성범이 3루까지 진루. 소크라테스를 자동 고의4구로 보내 2사 1,3루. 고우석은 변우혁에게 초구 148㎞ 커터를 던져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9회말에도 1사후 오선우의 볼넷과 최원준의 안타로 1,3루의 위기에서 김도영에게 153㎞의 직구로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보름 동안 5아웃(1⅔이닝) 세이브 두번에 2이닝 세이브 한번의 혹독한 터프 상황을 모두 이겨냈다.
사실 마무리 투수에게 이런 8회 위기에서의 등판은 많지 않다. 대부분 이때는 셋업맨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팀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셋업맨이 위기에 빠졌을 때 마무리가 1년에 한두번 나오는 경우가 생기는데 고우석에게 갑자기 한꺼번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고우석이 5아웃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4일 KT위즈전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3년만에 다시 기록한 셈이다. 그만큼 고우석에겐 생소한 경험이었다고 볼 수 있다. 2이닝 세이브는 데뷔 이후 한번도 없었고, 5아웃 세이브는 2019년에 한번, 2020년에 두번 경험했었다.
공교롭게도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고우석이 위기 상황을 겪었고 헤쳐나갔다. 위기를 이겨내며 LG도 1위를 지켜냈고, 올시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고우석 역시 한층 더 강한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고우석의 역할은 마무리다. 대만, 일본전, 그리고 결승전에서 고우석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올라가 팀 승리를 지켜내야 한다. 9회의 여유있는, 깔끔한 상황에서 올라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위기에서 등판할 수도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막아내야만 한국의 금메달이 가까워진다.
또 이런 상황이 한국시리즈에서 오지 말란 법도 없다. 고우석과 LG에겐 더없는 예행연습이었고, 고우석은 만점을 받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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