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지소연(32·수원FC)이 별명처럼 '마법사'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2일 중국 윈저우의 윈저우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벨호'는 필리핀(25일)-홍콩(28일)과 연달아 격돌한다.
지소연에겐 벌써 네 번째 아시안게임이었다. 그는 2010년 광저우 대회부터 4연속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았다. '지소연 보유국' 한국은 늘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한국은 아시아의 벽을 뚫지 못했다. 단 한 번도 결승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소연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동메달만 목에 걸었다.
쓰디쓴 눈물이었다. 지소연은 네 번째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경기 한경기 집중할 생각"이라고 짧지만 강렬한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지소연은 지난 7월 호주-뉴질랜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축구 월드컵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당시 한국은 1무2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지소연은 "월드컵이 두 달 가까이 지났다. 월드컵에서 기대하던 결과에 미치지 못해서 선수들, 국민들도 실망하셨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 모두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뚜껑을 열었다. 지소연은 미얀마를 상대로 선발 출격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24분에는 이은하의 선제골로 1-0 앞서나갔다. 다급해진 미얀마는 거칠게 나왔다. 후반 13분에는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미얀마 선수 2명이 동시에 옐로카드를 받았다. 양 팀 선수들이 다소 격앙된 모습이었다.
지소연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이어진 프리킥 기회에서 키커로 나섰다. 특유의 날카로운 발끝으로 미얀마의 골문을 뚫었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마법과 같은 슈팅이었다. 자칫 흔들릴 수도 있던 상황에서 지소연은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뒤이어 터진 전은하의 쐐기골까지 묶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대회에선 각 조 1위 5개국과 각 조 2위 중 성적이 좋은 3개국이 8강에서 대결을 펼친다. 한국이 조 1위로 올라갈 경우 8강에서 '난적' 일본과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지소연은 "굉장히 간절하다.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하고 8강에서 일본을 만날 경우 일본을 잡느냐, 못잡느냐에 따라 메달색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항저우(중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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