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류중일호가 드디어 항저우아시안게임 첫 경기에 나선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중국 저장성 샤오싱 야구체육문화센터 제1구장에서 홍콩과 B조 1경기를 치른다.
야구 대표팀이 홍콩과 맞붙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프로 선수 구성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홍콩과 만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선 15대0, 6회 콜드승을 거뒀다. 선발 임태훈이 5이닝 3안타 무실점, 양현종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선 6회말에만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콜드게임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2014 인천 대회에서도 12대0, 7회 콜드승을 거뒀다. 가장 최근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21대3으로 이겼으나, 9회까지 승부를 펼친 바 있다.
앞선 세 번의 맞대결에서 홍콩전은 '이겨도 본전' 정도의 승부로 치부됐다. KBO리그 정예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동호회 수준의 홍콩과 맞대결을 하는 만큼, 그럴 만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판인 홍콩전보다는 2차전 상대이자 B조 1위를 다툴 대만전에 온 신경이 집중된 눈치다.
그러나 홍콩전은 류중일호의 첫 발걸음에 중요한 승부가 될 승부다.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대만전에 온전히 전력투구할 힘을 비축할 수 있는 기회다.
가장 최근 대회였던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떠올려 볼 만하다.
당시 선동열호는 대만과의 첫판에서 1대2 충격패를 당한 뒤 인도네시아전에서 15대0, 5회 콜드승을 만들었다. 하지만 가볍게 이길 것으로 여겨졌던 홍콩과의 승부에서 7회까지 8득점에 그쳤고, 투수들도 3점을 내주면서 결국 콜드게임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8회 3점, 9회 10점을 얻으면서 18점차 대승으로 마무리 지었으나, 이기고도 웃을 수가 없었다. '수십억 연봉을 받는 프로가 아마추어 상대로 고전했다'는 비난이 줄을 이었고, 콜드게임 실패로 마운드 소모까지 이어져 금 획득 전선에 이상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사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4년 전과 지금의 풍경은 다르지 않다. 여전히 대표팀 구성은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 선수들로 꾸려져 있고, 홍콩 선수 대부분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사회인 야구 수준의 구성. 예선 경기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다. 이번 홍콩전 역시 한국은 이겨도 본전일 뿐인 어려운 승부다. 최대한 힘을 쓰지 않고 빠르게 승부를 끝내야 한다.
반면, 홍콩 입장에서 한국전은 잃을 게 없는 승부다.
사회인 선수 구성의 팀이 현역 프로 선수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경기를 치른 다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충분하다.
4년 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점수차에 구애 받지 않고 활기찬 얼굴로 파이팅을 외치던 홍콩 선수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이번 승부에서도 부담은 류중일호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4연속 아시아 제패라는 사명을 띤 류중일호의 출발은 깔끔하지 않았다.
소집을 앞두고 잇단 선수 교체 과정에서 논란도 있었다. 홍콩전은 물음표를 떼고 금빛 행보의 산뜻한 출발선상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임할 수 없는 승부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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