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하는 팬보다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더 무섭다."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 감독대행은 1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팬 문화가 많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대행이 선수로 뛰던 90년대만 해도 경기에서 지면 관중석에서 매서운 질책이 날아왔다. 험한 말이 쏟아질 때도 있었다. 그는 "관중문화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 욕을 하는 팬들이 사라졌다. 부진할 때도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정말 고맙다. 선수들에게 이런 팬들이 무섭다는 걸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고마운 팬들을 위해 더 열심히, 프로답게 좋은 경기를 해야한다는 주문이었다.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이 감독대행은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에이스 박세웅을 선발투수로 올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복귀했는데, 홈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쉬움이 큰 시즌이다. 초반 돌풍을 일으켜 팬들을 설레게 했는데, 시즌 중반부터 갑자기 추락했다. 6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서울 원정 4연전에서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롯데가 홈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물하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에이스 박세웅이 6이닝 3실점 호투로 시즌 9번째 승리를 올렸다. 타선도 화끈하게 터졌다. 17안타를 몰아쳐 14대3 대승을 거뒀다. 고졸루키 김민석은 4안타를 쳐 시즌 100안타에 도달했다. 고졸신인으로는 8번째 기록이다. 정훈도 4안타로 2타점, 유강남은 홈런을 포함해 2안타로 3타점을 올렸다. 종합세트같은 선물같았다.
시즌 초반 매서웠던 모습으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1회초 선취점을 내주고 시작했다. 0-1로 뒤진 1회말 곧바로 따라갔다. 2사후 중심타선이 힘을 냈다. 3번 안치홍이 중전안타, 4번 전준우가 볼넷을 골라 2사 1,2루. 5번 정훈이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끝에 중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1-1로 맞선 2회말, 유강남이 역전 1점 홈런을 때렸다.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선발 최원준이 던진 시속 137km 직구를 받아쳐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어 노진혁이 적시타를 때려 1점을 추가했다.
3회말엔 고졸루키 김민석이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4회말엔 안치홍과 정훈이 나란히 1타점 적시타를 치고, 밀어내기 볼넷으로 3점을 도망
갔다. 8-2. 승부가 일찌감치 갈라졌다.
박세웅은 8월 15일 SSG 랜더스전부터 5연승을 달렸다. 아시안게임대표팀 합류 전날인 9월 22일 SSG 상대로 6이닝 2실점을 호투를 했는데, 복귀전에서 에이스답게 잘 던졌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롯데는 이날 경기까지 이번 시즌 홈에서 38승35패를 했다. 두산과 상대전적 9승7패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전날 KT 위즈에 9회말 끝내기 패를 당한 두산은 2연패를 당했다. 공동 3위 SSG, NC와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부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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