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름값이 무색하다. '마라맛 드라마' 장인으로 불렸던 김순옥 작가의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이 선 넘은 전개와 캐릭터로 연일 시청률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인의 탈출'은 거짓말과 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의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 복수극이다.
SBS 히트 드라마로 손꼽히는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PD가 재회한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무엇보다 전작 '펜트하우스'에서 파격적인 전개와 악랄한 빌런 등을 선보이며 '마라맛 드라마' 신드롬을 일으킨 김순옥 작가의 신작이라는 대목만으로 '7인의 탈출'은 시청자의 구미를 당겼다. 자극적인 소재를 맛깔나게 다룬 김순옥 작가의 장기가 피카레스크 복수극인 '7인의 탈출'을 통해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기대가 독이 됐을까. 뚜껑을 연 '7인의 탈출'은 과해도 너무 과했고 선을 넘어도 너무 넘어버린 과유불급 전개로 첫 방송부터 충격을 안겼다. 제대로 폭주한 '7인의 탈출'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던 것.
친모가 딸을 학대하는 것은 기본, 여고생의 원조교제 및 출산, 교사 뇌물수수 묘사, 마약, 청부 살인 등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자극적인 설정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마약 환각 증세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로라와 유니콘을 등장시키는 등 과도한 판타지 설정까지 무리수 상황을 연일 더하며 시청자의 혼란을 가중했다. 결국 시청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항의성 민원을 쏟아내기도 했다.
'펜트하우스'에서 통했던 '순옥적 허용'도 더는 힘을 쓰지 못했다. 며느리 금라희(황정음), 내연녀 차주란(신은경)의 공모로 높은 다리에서 추락사해도 끝내 다시 살아난 방칠성(이덕화) 회장의 모습은 더는 반전의 놀라움을 전하지 못했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선 방다미(정라엘)의 양부 이휘소(민영기)의 페이스오프인 매튜 리(엄기준)의 등판도 구원투수가 되지 못했다.
매회 개연성 없는 전개로 보는 이들의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고 있는 김순옥의 새 이야기는 막상 뚜껑을 여니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자극적이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마라맛 카타르시스도 없었다. 욕하면서 보는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가 이제 정말 욕만 남겨진 상황이 되어버린 것. 당연히 시청자의 탈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7인의 탈출'은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전국 6.0% 시청률로 시작해 4회 차만에 7.7%를 찍었지만 상승세는 아주 잠시뿐이었다. 매튜 리의 정체가 이휘소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5회 5.6%로 대폭 하락하며 시청률 추락의 서막을 열었다. 다시 6회 7.3%로 회복하는 모양새를 취하기도 했지만 경쟁작인 MBC 금토드라마 '연인 파트2'가 이달 13일 첫 방송을 시작하면서 '7인의 탈출' 시청률은 다시 요동쳤다. '연인2'가 7.7%로 흥행에 불을 지폈는데 동시간대 방송된 지난 13일 '7인의 탈출'은 6.8%를 기록한 것. 다음날인 13일 방송에서도 '7인의 탈출'은 6.5% 시청률에 그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7인의 탈출'과 '연인2' 사이에 출사표를 던진 JTBC 토일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의 반격도 뼈아프다. '힘쎈여자 강남순'은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4.296%를 기록, 곧바로 상승세를 타면서 4회 만인 지난 15일 9.760% 자체 최고 시청률을 터트렸다.
안정권에 접어든 '연인2'와 반격에 성공한 '힘쎈여자 강남순'의 승승장구 흥행세를 상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7인의 탈출'. 엎친 데 덮친 격 메인 연출자였던 주동민 PD마저 시즌2에 손을 뗀 사실이 전해지면서 우려의 시각은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표류 중인 '7인의 탈출'이 '펜트하우스'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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