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안방 고민은 확실히 덜었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가 그리는 '큰 그림'은 따로 있다.
KIA가 포수 김태군(34)과 3년 총액 25억원(연봉 20억원, 옵션 5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지난 7월 삼성 라이온즈에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는 조건으로 김태군을 데려올 때만 해도 KIA가 다년계약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은 쭉 나왔다. 김태군 측 역시 KIA 입단 초기부터 다년계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기 5강 싸움으로 총력전 체제였던 KIA는 스토브리그 개장을 앞두고 가장 먼저 김태군 계약 숙제를 풀었다.
2008년 LG에서 프로 데뷔한 김태군은 2013년 당시 신생팀 NC에 입단하면서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다. 2015년엔 데뷔 후 유일하게 페넌트레이스 전경기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 복무 기간 양의지(현 두산)가 입단하며 입지가 크게 줄었고 2022년 삼성으로 트레이드 됐다. 올해 KIA 유니폼을 입으면서 다시 주전 포수로 거듭났다.
김태군은 17일까지 113경기 타율 2할5푼4리(307타수 78안타) 1홈런 4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98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2할4푼8리)이나 OPS(0.621) 등을 볼 때 생산성이 높은 타자라 보긴 어렵다. 하지만 수비에선 프레이밍, 블로킹, 송구능력, 리드 등 좋은 실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KIA가 최근 수 시즌 동안 안고 있었던 안방 불안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다만 KIA가 다년계약을 통해 노린 효과는 안방 안정에 국한된 게 아니다.
KIA는 잠재력 있는 포수 자원이 꽤 된다. 현재 김태군의 백업 역할을 맡고 있는 한준수(24)와 전반기 중후반 중용됐던 신범수(25)는 KIA 포수진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면에서 재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들 뿐만 아니라 군 복무 중인 권혁경(21)이나 키움 시절 백업으로 적잖은 경험을 쌓았던 주효상(26)도 잘 다듬으면 좋은 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다만 여전히 경험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고, 성장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포수 포지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들이 당장 제 몫을 해주길 바라는 건 무리다. 이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포수 포지션, 30대 중반인 김태군이 페넌트레이스 전경기를 소화하기는 어렵다. KIA의 어린 포수들이 뒤를 받치는 로테이션이 불가피하다. 백업 자원들은 김태군과 동행하면서 출전 경험 뿐만 아니라 베테랑이 가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성장 시너지를 노려볼 수 있다. KIA가 김태군과의 계약에서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는 바로 유망주 성장이라 할 수 있다.
김태군과의 계약으로 KIA는 포수 성장을 위한 3년이란 시간을 얻게 됐다. 다만 선수 성장은 단순한 출전, 주전 동행 만으로 이뤄지진 않는다. 기량 보완이나 출전 시기 조율 등 운영 면에서 풀어야 할 문제도 많다. 계약을 마칠 시기에 김태군의 나이는 30대 후반이 되고, KIA는 내부에서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앞으로의 3년 간 KIA는 포수 육성이란 과제를 풀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김태군과의 계약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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