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빛 아치를 그린 류중일호.
결과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잡음 속에 출항했다. 소집 하루 전 교체를 발표한 투수 이의리(21·KIA 타이거즈) 탓이다.
이의리는 9월 21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1⅓이닝 동안 45개의 공을 던졌다. 당시 현장에서 이의리의 투구를 지켜 본 류중일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하루 전 이의리 대신 외야수 윤동희(20)를 선발했다. 류 감독은 당시 "이의리는 국내 최고 좌완 선발투수다. (나간다면)대만이나 일본전 선발을 맡아줘야 한다. 이 손가락으로 선발로 70~80구를 소화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면서 "결국 선발투수니까, 80구 이상 못 던지면 곤란하다 생각하고 교체했다.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KIA나 이의리 모두 손가락 상태엔 이상이 없다며 대표팀의 결정에 물음표를 단 바 있다. 이의리는 "구단을 통해 소식을 들었다. (대표팀으로부터) 연락 한 통 받질 못했다. 기분이 좋진 않다"며 "내가 실력이 안되서, 아파서 탈락이 된 걸 수도 있지만, 팀을 통해서 소식을 듣게 되니 좀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 감독은 내달 일본에서 열릴 2023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도 지휘봉을 잡는다. APBC와 같은 24세 이하 선수로 꾸리는 대표팀이 나선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최상의 결과를 냈다. 연속성 뿐만 아니라 지도력 측면에서도 류 감독이 임무를 이어가는 게 당연했다.
이번 APBC는 내년 프리미어12 뿐만 아니라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2028 LA올림픽 대표팀에서 활약하게 될 차세대 자원 발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8월 말 발표된 예비명단에도 이런 기조가 반영됐다. 류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팀 선수까지 폭넓게 포함하는 대표팀을 구상하고 있다.
이의리는 이번 APBC 대표팀 예비명단에도 포함돼 있다. KIA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수(11승)를 올렸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하차 이후 4경기 모두 5이닝 이상 투구를 했고, 평균자책점은 1.57에 불과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 앞서 도쿄올림픽, 2023 WBC를 거친 이의리는 이번 APBC 예비명단 좌완 투수 중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다.
이의리 외에도 김도영(20) 윤영철(19) 최지민(20) 정해영(22) 한준수(24)도 APBC 예비명단에 포함돼 있다. 차세대 유격수로 꼽히는 김도영이나 올 시즌 KBO리그 신인왕 후보인 윤영철, 3년 연속 20세이브를 돌파한 마무리 정해영과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최지민, 예비명단 포수 중 유일한 좌타자로 중장거리 타격 능력이 있는 한준수 모두 류중일호 승선이 가능한 자원들로 분류된다. 이들 중 류 감독이 누굴 선택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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