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러다 김태형 감독 선임 안되면 어쩌려고 이러나.
롯데 자이언츠가 감독 선임 문제로 시끄럽다. 시즌 최고 잔치인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는데 온통 야구계는 롯데 감독이 누가 되느냐, 김태형 감독이 적임자라는 등의 얘기만 나오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의 중도 사퇴로 롯데가 새 감독을 뽑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 이슈가 될 건 뻔했다. 그런데 방향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사실상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분위기다. 구단은 조심스러운데, 언론과 팬들이 벌써부터 난리다. '답정너' 느낌이다.
두산 시절 팀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고, 3번의 우승을 이끈 명장. 우승에 목말라있는 롯데팬들이 김 감독 선임을 갈망하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롯데 구단 내부에서도 이런 김 감독의 업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누구와 함께, 어떤 방식으로 후보군을 그룹에 보고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김 감독이 최유력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건 롯데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 팀의 감독 선임 과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구단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룹 최고위층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 그 과정에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한다. 프로야구 감독은 구단을 넘어 그룹의 얼굴이 될 수 있다. 실력 외에 여러 부분을 꼼꼼히 체크한다.
오히려 이런 극단적인 여론이 김 감독에게는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룹이나 구단이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해, 정해놓고 틀어버릴 수도 있다. 그동안 하마평에 먼저 올랐다, 고배를 마신 감독 후보들이 수두룩했다. 현재 김 감독 외에도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능력 있는 명장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 감독이 최종 선임되면 깔끔하게 넘어가겠지만, 문제는 이러다 김 감독이 선임되지 않을 경우다. 그럴 경우 김 감독을 원하던 팬들의 실망감이 극에 달할 수 있다. 이는 새롭게 감독으로 오는 사람은 시작부터 엄청난 부담을 안고 출발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부진하거나 실수가 나올 경우 즉각 비교 대상이 돼버린다. 팀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롯데는 팀을 휘어잡을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는 평이 많다. 스타 선수들이 많고, 구단 내-외부의 입김도 심한 구단 중 하나다. 최근 십수년간 초보 감독 선임이 많았는데, 경험 많은 지도자가 팀의 방향성을 잡아줄 필요도 있다. 롯데는 선수가 잘 크지 못한다. 성적과 여론의 관심에 주눅든다. 그런 면에서 볼 때 김 감독은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두산 시절 스타 선수들에 휘둘리지 않는, 대쪽같은 '팀 야구'로 두산을 단단하게 만들었었다. 싹이 보이는 선수에게는 믿음을 갖고 기회를 줬다. 프런트에게도 할 얘기는 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이 되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선택은 그룹과 구단이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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