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1년간 가을야구는 딱 1번 뿐이었다. 결국 롯데 자이언츠가 '프런트 야구' 대신 다시 현장의 무게감에 초점을 맞췄다.
'우승 청부사'를 영입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우승 3번에 빛나는 김태형 감독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염종석이 이끈 1992년이다. 원년 구단 롯데의 41년 역사에서 우승은 1984년 최동원, 그리고 염종석까지 단 2번뿐이다. 무려 31년의 시간이 흘렀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도 1999년이다. 21세기 들어 한번도 가지 못했다. 이는 2001년 데뷔한 이대호의 커리어와도 거의 일치한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NPB) 시절 소속팀 소프트뱅크를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지만, 17시즌을 뛴 롯데에선 그러지 못했다. 단 1번(2011년)의 플레이오프가 KBO리그에서 가장 높게 올라간 경험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2012년 이후 11년간 이어져온 프런트 야구가 효과적이지 못했다.
2000년대 초중반은 8888577 '비밀번호' 시대다. 하지만 2008년 부임한 로이스터 전 감독은 이후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달성하며 롯데의 르네상스를 연출했다. '노 피어(No Fear)', 적극적인 스윙과 주루를 앞세운 자율성 강한 야구였다. 탄탄하게 짜여진 팀내 위계서열이 특징이었던 과거의 롯데와는 달랐다.
바비 발렌타인 일본 롯데 감독이 직접 추천한 '구단주 픽'이기도 했다.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런 흐름은 그 뒤를 이은 양승호 감독(2011~2012년)까지였다. 이후 김시진 감독을 시작으로 롯데는 본격적인 프런트 야구에 돌입한다. 이종운 조원우 양상문 허문회 래리서튼 전 감독으로 이어진 지난 11시즌, 사령탑은 팀 운영 대신 현장에만 집중할 것을 요구받았다. 여기에 반발한 감독과 프런트의 충돌도 적지 않았다.
현대 야구는 프런트의 시대다. 감독은 인게임만 책임지고, 체계적인 육성부터 FA 등 선수 영입, 1군 등록과 말소 등 전반적인 구단 운영은 프런트가 맡아 이원화된 경우가 많다.
잘되면 문제가 없다. '화수분' 시절의 두산이 좋은 예다. 끊임없이 간판스타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고, 핵심 선수를 트레이드해 유망주를 확보하는 키움은 좀더 적극적인 예시다. 반면 롯데는 양승호 이후 가을야구에 성공한 해는 2017년(조원우) 단 1번뿐이다.
이제 김태형 감독이 부산에 왔다. 롯데 구단이 외부에서 우승 감독을 영입한건 2002년 백인천(1990년 LG) 이후 처음이다. 이후 외부 영입 인사인 김시진, 허문회, 래리서튼 전 감독 모두 모두 우승이 없거나 초보 감독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비교적 팀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 스타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건 시스템이 잘 갖춰진데다, 김 감독이 선수 시절부터 활약하며 두터운 신뢰관계가 쌓인 두산의 경우다. 롯데는 다르다. 김 감독과 롯데는 명성과 커리어, 매력과 선수층에서 서로에게 끌린 비지니스 관계다.
3년 총액 24억원. 현역 최고 대우인 이강철 KT 위즈 감독과 동일한 대우다. 무엇보다 신동빈 구단주와 이강훈 대표가 직접 고른 사령탑이다. 성민규 전 단장에게도 작별을 고했다. 향후 현장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오는 25일 선수단 상견례 후 시작되는 마무리훈련을 통해 롯데 사령탑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다. 이에 앞서 24일 취임 기자회견을 갖는다. 사인 직후 김 감독은 "롯데는 매력적인 팀이다.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밝혔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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