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양의지 피해 왔더니, 양의지 후계자가?
이대로 가을야구를 넘어 NC 다이노스 주전 포수가 바뀌는 건 아닐까.
NC '금메달 포수' 김형준이 또 날아올랐다. 김형준은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천금의 홈런포를 때려냈다. 팀이 살얼음 리드를 하던 8회초 4-3 상황서 잘던지던 문승원을 상대로 도망가는 솔로포를 때려냈다. 이 홈런에 힘이 빠진 SSG는 추가 실점을 하며 3대7로 무너졌다.
김형준은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도 멀티포를 치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여기에 이번 준플레이오프 2차전 홈런까지 추가하며 '전국구 스타'로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김형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까지 야구팬들에게 잘 알려진 선수가 아니었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유망주. 하지만 NC에 2019년 특급 포수 양의지가 FA로 합류했다. 주전으로 뛸 여력은 없었고, 백업으로 뛰며 야구를 배웠다. 2020 시즌 NC가 통합우승을 할 때, 경기는 뛰지 못했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며 값진 경험을 했다. 이후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복귀 후 젊은 포수 중 두각을 나타내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됐다. 그리고 주전으로 활약하며 금메달 획득의 일등공신이 됐다. 압박감이 심한 경기들이 이어졌는데, 오히려 김형준의 투수 리드는 점점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구팬들에게 제대로 이름을 알렸다.
포수 출신 강인권 감독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손목이 좋지 않은 주전 박세혁을 대신해 시즌 막판 김형준에게 기회를 줬다. 그리고 가을야구 경험이 전혀 없는 김형준에게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맡겼다. 이 경기에서 김형준은, 자신의 멘토였던 양의지를 넘었다. 양의지의 리드를 이겨내고 멀티포를 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양의지는 김형준에게 배트를 선물하며 축하를 건넸다. 마치 '대형 포수' 대관식을 하는 느낌이었다.
지금 기세라면 NC의 남은 가을야구에서 모두 김형준이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투수 리드와 수비도 안정적이고, 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력이 매력적이다. 최근 야구는 포수가 수비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추세다. 김형준이 이대로 큰다면 '제2의 양의지'의 탄생을 기대해볼만 하다.
N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양의지를 잃었다. 그 대신 양의지가 간 두산에 있던 FA 포수 박세혁을 데려왔다. 무려 46억원을 투자했다. 보통 구단들은 이렇게 큰 돈을 쓰면 그 선수를 중용하기 마련이다. 몸값이 비싼 선수의 실력이 좋기 마련이고, 투자한 금액이 아까워서라도 FA 선수는 주전 확률이 높다.
하지만 프로 세계에서 영원히 자기 자리는 없다. FA 선수라도 더 좋은 선수가 나타나면 경기를 뛸 수 없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기회를 부여잡는 자가 승리한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키움)도 데뷔 시즌 개막부터 주전이 아니었지만, 임병욱의 부상으로 인해 얻은 기회를 통해 엄청난 타격 능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김형준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박세혁 입장에서는, 양의지를 피해 NC에 왔더니 '제2의 양의지'가 기다리고 있던 꼴이 됐다. 단단히 긴장해야 할 듯 하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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