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올 시즌 울산 현대에 둥지를 튼 스웨덴 출신의 루빅손은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7부 리그에서 출발해 프로 선수의 꿈을 이룬 입지전적 인물이다. 울산은 루빅손 영입을 위해 1년 동안 공을 들였다.
첫 만남도 화사했다. K리그 데뷔전부터 빛을 발했다. 루빅손은 2월 25일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에서 교체출전해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초반 울산의 독주는 타의추종을 불허했다. 그 중심에 루빅손도 있었다. 팀 승리의 밀알이었다. 4월 8일 수원 삼성을 상대로는 처음으로 멀티골(2골)을 작성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의 득점포는 5월 21일 수원과의 두 번째 대결을 끝으로 멈췄다. 6호골에서 전진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득점 부문 5위안에 있던 이름도 밀려났다. 현재는 20위권에 있다.
그사이 변화의 파고도 맞았다. 루빅손은 전천후다. 빠른 스피드를 보유한 그는 윙포워드와 윙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윙백으로 출전한 경기도 몇 차례나 됐다. 그렇다고 골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문전에서의 집중력이 매번 2% 부족했다.
반전이 절실했다. 울산도 봇물처럼 터지던 골가뭄이 심각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경기를 포함해 최근 4경기에서 침묵했다. ACL에선 16강 진출을 위해선 무조건 승점 3점이 필요했다. 루빅손이 마침내 터졌다. 그는 2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의 2023~2024시즌 ACL 조별리그 I조 3차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1 완승을 이끌었다.
루빅손이 골 맛을 본 것은 무려 157일 만이다. 골 뿐이 아니었다. 오른쪽 풀백 김태환이 전반 36분 경고 2회로 퇴장당하자 그 자리로 이동해 수비에 힘을 보탰다. 멀티 본능을 제대로 발휘한 것이다. 홍명보 감독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오랜만에 홈팬들 앞에서 승리해 기쁘다.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팀으로 잘 싸워줬다"며 "한 명이 빠진 상태에서 10명이 싸우기 쉽지 않다. 그래도 전반에 많은 득점한 것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경기 나선 선수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다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루빅손은 해트트릭이 못내 아쉬울 법도 하지만 '인성 갑'의 자세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그는 "승리해서 기분 좋다. 퇴장 변수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에도 10명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후반 교체됐지만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해트트릭보다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은 ACL에서 승점 6점(2승1패)을 기록, I조 2위로 올라섰다. 다시 K리그다. 시즌 초반 승점을 '그물'로 걷어올린 덕에 울산은 창단 후 첫 K리그 2연패에 한 걸음 남았다. 29일에는 대구FC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하루 먼저 무대에 오르는 2위 포항 스털러스가 전북 현대에 패할 경우 울산은 대구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
루빅손의 골 부활은 '천군만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번 주가 굉장히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조호르전은 좋지 않았던 기간을 날려보낼 수 있는 경기였다. 울산의 정신이 다시 나왔다"며 "다음 경기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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