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3년 연속 꼴찌를 한 한화 이글스는 바쁘게 움직였다.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로 꼽히는 포수 양의지 영입에 총력을 쏟았다. 양의지를 팀 재건을 위한 핵심 전력으로 보고 '올인'했지만, 모기업 총수까지 나선 두산 베어스를 당해내지 못했다. 150억원대로 올라간 몸값이 문제가 아니었다.
양의지 영입에 실패했으나 리빌딩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성적을 내는 쪽으로 투자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렸다. 바로 한 해 전에 특급 외야수를 주시하다가, 몸값 경쟁에서 밀려 포기했던 한화다.
양의지 대신 외부 FA 3명을 영입하는 데 총 119억원을 투입했다. 외야수 채은성(33)과 6년-90억원(인센티브 포함), 내야수 오선진(34)과 1+1년-4억원(인센티브 포함), 우완투수 이태양(33)과 4년-25억원에 계약했다. 첫 시즌부터 세 선수가 연봉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세 선수에게 공통점이 있다. 30대 베테랑으로 책임감이 강하고 팀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것이다. 한화에 필요했던 것들이다.
채은성은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 137안타, 23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79를 올렸다. 홈런 공동 3위, 타점 10위를 했다. 홈런은 2018년 이후 최다이고, 타점은 202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활약이 아쉬웠으나 전체적으로 좋았다. 젊은 야수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오선진은 90경기에서 타율 2할3푼, 38안타, 14타점, 17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맹활약을 하다가 부상으로 이탈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태양은 5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23을 올렸다. 구원투수로 전천후 활약을 하다가 선발로 전환해 총
100⅓이닝을 던졌다. SSG 랜더스 소속이던 지난 2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투자 대비 성과를 확실히 냈다.
최원호 감독은 "채은성이 연평균 15억원 정도를 받는데, 연봉 100만달러 외국인 타자의 평균치 정도는 했다. 몸값이 적은 오선진도 연봉값을 충분히 했다. 이곳저곳 백업으로 뛰고 펑크가 나면 선발로 나가 잘 해줬다. 이태양의 연봉이 6억원 정도인데, 50경기에 나갔다. 연봉에 상응하는 활약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어렵게 4년 연속 골찌를 면한 한화는 내년 시즌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내부 젊은 자원들이 성장해 줘야겠지만,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 특히 타선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올 시즌 팀 홈런 공동 3위(100개)를 했는데, 팀 타율(0.241)과 득점(604개), 득점권 타율(0.240) 모두 꼴찌를 했다. 타선의 응집력이 문제가 아니 타격 자체가 워낙 약했다. 시즌 내내 고정 타순을 가져가지 못했다. 노시환과 채은성, 두 주축 타자만 꾸준하게 자리를 지켰다.
최원호 감독은 수차례 "5~6명 정도가 고정으로 나가야 하는데 우리는 두 명뿐이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외국인 타자 두 명을 고민하는 지경이다.
외부 야수 FA 영입이 필요한데, 류현진의 거취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이 4년-151억원에 계약했다. 류현진이 돌아온다면 김광현보다 높은 금액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 류현진과 A
급 타자 FA 영입을 동시에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만일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잔류한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양석환 전준우 안치홍 등이 FA가 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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