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자기 전에 '오늘 잘 도와줘서 고맙다'고 신께 얘기하겠다. 그리고…"
기적 같은 호투를 펼쳤다. 플레이오프 데일리 MVP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는 3일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기적 같은 호투를 펼쳤다. 지난 1차전 등판 후 사흘 쉬고 등판인 만큼 한층 눈부셨다.
에이스의 마음가짐으로 이겨냈을 뿐, 그도 사람인지라 피곤할 수밖에 없다. 경기 후 인터뷰에 임한 쿠에바스의 속내가 궁금했다.
그는 "1차전과 달리 오늘 경기는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수비와 득점 지원 모두 야수들의 활약이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함께 인터뷰에 임한 황재균은 "시작하자마자 내가 실책을 했는데, 쿠에바스가 깔끔하게 막아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1차전 3이닝 75구 투구 후 교체된 쿠에바스에게 곧바로 '4차전 선발등판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쿠에바스는 "안 좋은 기억을 빨리 잊으려고 노력했다. 최대한 전력분석에 집중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며 돌아봤다.
2년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 때 쿠에바스는 단 이틀 쉬고 기적 같은 호투를 펼친 경험이 있다. 이처럼 짧은 휴식에도 호투할 만큼 팀에 대한 충성심이 있고, 이겨내는 힘이 있다. 반면 우승의 기억을 안고 재계약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이별했던 기억도 있다.
쿠에바스는 "호투의 비결까진 잘 모르겠고, 오늘 자기 전에 신께 '오늘 잘 도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겠다. '다음 경기 때 오늘보다는 좀더 많은 휴식이 필요할 거 같아요'라는 얘기도 하겠다"며 웃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쿠에바스는 이날 7회 등판도 고려했다. 6회 노히터가 깨졌고, 점수차도 크게 벌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어차피 하루하루가 마지막"이라면서 "확실하게 하기 위해 7회 손동현을 올렸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쿠에바스는 "6회 끝나고 감독님께 '더 던질 수 있다'고 했는데, 다른 베테랑들이 '점수차 많이 나는데 무리할 필요가 있냐'고 하더라. 그 얘기를 다시 감독님께 전달드렸다"며 교체 후일담도 전했다.
황재균은 "어차피 2패 했는데, 오늘 지더라도 올시즌 우리가 꼴찌부터 2위까지 잘해온 건 없어지지 않는다. 편하게 즐기면서 하라고 이야기한 게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면서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이기도 했고, 진심도 담겨있었다"며 웃었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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