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젓가락질이 힘들만큼 지쳤다고 했다. 그래도 그 누구보다 간절한 '타격왕 캡틴'의 혼은 살아있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3안타를 몰아치며 1타점까지 더했다. 하지만 지친 팀의 힘이 다했다.
NC 다이노스는 5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T 위즈에 2대3으로 패배, 시리즈 최종전적 2승3패로 탈락했다. KBO 플레이오프 역사상 3번째 역스윕(승승패패패) 패배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은 모두가 '꺾였다' 생각한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140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3할3푼9리, 187안타로 타격-최다안타 2관왕을 차지했다. 지명타자로 옮겨 타격에 전념한 결과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시작으로 무려 9경기째. 이날 경기전 만난 손아섭은 "힘든 건 사실이다. 타석에 들어가면 방망이가 무겁게 느껴질 정도"라면서도 "다른 팀 선수들 쉴 때 이렇게 뛸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이런 기회를 잡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3차전 끝나고 고기 먹는데 젓가락질이 힘들고 귀찮을 만큼 지쳤다. 신기한 경험"이라면서도 "경기 들어가면 피로를 잊는다. 엔돌핀이 도는 느낌이다. 끝나고 응급실에 실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7시즌 동안 정규시즌 1974경기를 치렀지만, 한국시리즈 무대에는 오르지도 못했다. 과거 롯데에서 함께 했던 강민호(2233경기) 이대호(1972경기)와 마찬가지다.
그래서 손아섭의 각오는 더 무서웠다. 첫 타석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두번째 타석에선 연속 실책에 흔들리던 벤자민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내며 공격을 연결, 다음 타자 서호철의 희생플라이를 도왔다. 세번째 타석에선 직접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NC가 올린 2득점에 모두 공헌했다. 7회 2사 후에는 2루타를 때려냈다.
플레이오프 5경기 타율 4할2푼8리(21타수 9안타). 나이를 잊은 맹활약이었다.
하지만 손아섭의 바람은 또 꺾였다. NC는 5회말 동점 한국시리즈 진출을 전제로 싸온 옷가방의 각오도 허사가 됐다.
그래도 동화 같은 기적을 이뤄낸 멋진 시즌이었다. 내년에는 손아섭이 숙원을 이룰 수 있을까.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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