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제가 받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운명의 한국시리즈가 마침내 시작된다. 29년만의 우승을 갈망하는 LG 트윈스는 7일부터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열전을 펼친다. 정규 시즌 우승팀인 LG는 이천과 잠실에서 대비 훈련 일정을 마쳤다.
29년 만의 LG 우승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LG의 마지막 우승은 지난 1994년이었다.
이후 한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무대까지는 올라갔지만, 당시 삼성 라이온즈에 덜미를 잡히며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우승은 LG의 염원이자 숙원이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최고 인기팀 중 하나지만, 유독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하위권을 맴돈 성적 탓에 갈증은 점점 더 커졌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현재 선수단 주장을 맡고 있는 오지환은 2009년 고졸 신인으로 입단해 15시즌 째 LG에서만 뛰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하지만 데뷔 후 이번이 첫 한국시리즈다. LG가 최근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기 때문이다.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1차 숙제를 마친 상황. 전력도 역대 최강이다.
그만큼 우승 확률이 높다. 전문가 예상도 LG에 쏠린다.
그러면서 주목받는 건 시리즈 MVP에게 주어질 '우승 선물'이다.
LG에는 선대 회장이 남긴 R사의 명품 시계가 전설처럼 보관돼 있다.
차기 한국시리즈 우승시, MVP에게 수여하라는 유지가 담긴 시계다.
하지만 무려 28년간 주인을 찾지 못했다. 1994년 이후 우승이 뚝 끊긴 탓이다.
절호의 기회인 올 시즌. 기대가 커진 만큼 누가 MVP로 시계의 주인이 될지 선수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6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오지환은 누가 시계를 받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웃으며 "제가 받고 싶다는 생각 밖에 없다. 제가 받고 싶은데요. 제 권한으로 누구에게 줄 수 있다고 해도 제가 받겠다"며 욕심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본인도 맹활약을 펼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솔직담백한 욕심이다.
반면 함께 자리한 임찬규는 양보심(?)을 보였다. 임찬규는 "제가 MVP가 돼서 시계를 받으면 지환이 형에게 주겠다. 대신 지환이형이 하나 새로 사달라"고 이야기해 웃음이 터졌다. 오지환은 "그럼 내가 명품 시계를 하나 사주겠다"고 화답했다.
드디어 목표가 눈 앞에 다가왔다. 전설의 시계는 과연 누구의 손목에 채워질까. LG의 우승염원이 실현되는 순간, 29년 기다린 시계도 주인을 찾게 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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