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요란한 가을비가 그친 뒤 찾아온 손님은 한파다.
옷장 속에 넣어둔 겨울 점퍼를 일찍 꺼내야 할 것 같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기온은 평년을 밑돌 전망. 특히 수도권 지역엔 6일까지 내린 많은 양의 비에 이어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체감온도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은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한낮 체감 온도 역시 한 자리 수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보돼 있다.
불똥은 가을 잔치 클라이막스인 한국시리즈로 향하고 있다. 이번 주엔 7~8일 잠실구장, 10~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 1~4차전이 치러진다. 주말인 11일 4차전(오후 2시)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 모두 저녁 시간에 열린다는 점에서 추위와의 싸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월 이후 실외에서 펼쳐지는 가을야구. 드문 일은 아니다. 초봄이나 늦가을 마다 양팀 더그아웃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등유 난로가 곳곳에 배치돼 추위를 누그러 뜨리는 역할을 한다. 눈, 비 등 경기가 열리지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선수들도 어느 정도 적응돼 있다.
문제는 경기력이다.
아무리 대비를 잘 하고 그라운드에 나선다고 해도 투수와 야수, 타자 모두 100% 기량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다. 추운 날씨 속에 경직된 몸은 부상 위험을 더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더 힘들 수밖에 없는 건 이들을 지켜보는 팬들. 각종 장비, 용품으로 중무장하는 선수들과 달리 팬들에겐 두꺼운 외투와 핫팩 정도가 대비책이 될 수밖에 없다. 3~4시간 가량 이어지는 경기를 추위 속에 직관하는 건 '찐팬심'이 없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불청객' 한파 소식에도 한국시리즈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1994년 이후 29년 만의 V3에 도전하는 LG 트윈스는 안팎으로 들뜬 표정이 역력하다. 염경엽 감독부터 선수단, 팬까지 우승으로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쳐 있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치른 자체 청백전에 1만4000여 팬이 몰린 게 상징적이었다.
KT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안방 수원에서 치른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무기력하게 패할 때만 해도 '스윕패'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3~5차전을 모조리 잡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하면서 기어이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기세와 경기력 면에선 LG에 앞선다는 평가.
준비와 흥행 면에서 여느 시즌과 비교해 뒤쳐질 게 없는 2023시즌 한국시리즈. 때아닌 추위 변수가 두 팀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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