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사실 따지고 보면 완패였다.
LG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KT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2-2로 맞선 9회초,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결승점을 헌납했다. 고우석은 1이닝 1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고우석 때문에 졌다고 하기에는 부족했던 점이 꽤 눈에 띄었다.
사실 선발이 2실점, 불펜이 1실점으로 9이닝을 막았다면 투수들은 할 일을 다 했다고 평가 가능하다.
LG는 1회말 2점을 뽑은 뒤 침묵했다. 2회부터 9회까지 단 1점도 내지 못했다.
그나마 1회 2점 마저도 KT의 실수 덕을 봤다. 1사 1, 3루에 나온 오스틴의 타구를 박경수가 실책하지 않고 병살로 끝냈다면 경기 내내 무득점에 그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LG가 이기는 경기를 했으려면 2회, 4회, 5회 세 차례 기회 중 한 번은 살렸어야 했다.
2회말 2사 1, 2루에서 김현수가 1루 땅볼로 아웃됐다. 4회말에는 1사 1, 3루에서 홍창기가 1루 땅볼로 잡힌 뒤 2사 2, 3루에서 박해민이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5회말에는 2사 1, 2루에 박동원이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위에 나온 아웃카운트 4개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KT 선발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당했다는 것이다. 패스트볼처럼 오다가 가라앉은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아예 알고 기다리거나, 덜 떨어져서 방망이에 걸리거나 해야 대처가 가능하다. 실투가 아니라면 대처하기 극도로 까다롭다. 고영표가 잘 막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LG도 타이밍이 없지는 않았다. 김현수의 경우, 초구 파울과 2구 헛스윙은 아쉽다. 4회에 홍창기는 1, 3루에서 하필 1루 땅볼을 쳤다. 다음 타자 박해민은 3볼에서 스트라이크 2개를 지켜봤다. LG 타자들이 타격감이 바짝 오른 상태였다면 고영표가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을 꺼내기 전에 결과를 냈을 수 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타격감이 낯설어 1차전에 지는 일은 꽤 자주 발생했다. 당장 작년에도 SSG는 1차전에서 지고 4승 2패로 우승했다. 2017년 KIA도 1차전 패배 후 4연승으로 우승했다. 2013년과 2014년 삼성 또한 1차전은 내줬지만 통합우승을 지켜냈다.
시리즈 향방을 가늠할 열쇠는 LG 타선에 있다. 방망이가 언제 깨어나느냐가 관건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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