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오늘도 짜장면 먹고 왔대요." 지난 7일 원주 DB가 서울 삼성을 94대58로 대파하고 개막 7연승을 기록한 직후. 이흥섭 DB 사무국장이 껄껄 웃으며 툭 던진 한 마디다.
난데없이 웬 짜장면? 이 국장의 '제보'는 사실이었다. 김주성 DB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신통한 '짜장면 루틴'이다. 올시즌 DB의 폭풍질주에는 우스꽝스러운 숨은 비결이 몇 있는데, 대표적인 게 김 감독이 7연승을 하는 동안 중식당 식이요법을 한 번도 빼놓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 감독과 코치진은 경기 시작하기 전 끼니 때가 되면 자동적으로 체육관 근처 중식당을 찾아가 식사를 한다. 자주 먹다 보면 질릴 법도 하지만, 짜장면을 먹은 뒤 자꾸 이기니까 '하던 일을 바꿨다가 그르치면 어쩌나' 불안한 마음에 또 찾게 된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짜장면 루틴'의 시초는 감독대행이던 지난 1월 7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를 때였다. 울산으로 원정 갔던 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코치들과 식사를 하러 우연히 중식당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그날 데뷔전에서 94대90으로 승리하자 김 감독은 짜장면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령탑 데뷔전, 그것도 승리의 행운을 안겨 준 음식이 중식이었으니 가벼이 여길 수 없었던 게다.
그러고 보니 기묘한 '대물림'이다. 과거 DB(옛 TG삼보)가 우승 전문팀으로 황금시대를 누릴 때 구단 사무국을 이끌었던 최형길 단장(현 부산 KCC)이 '짜장면 징크스'의 원조였다. 최 단장이 경기 직전 늘 짜장면을 먹고 승률이 높았다는 일화는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김 감독은 선수여서 '단장님'에게 그런 징크스가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결국 DB 연고지 원주에는 짜장면의 묘한 기운이 서려있는 모양이다.
김 감독이 꼭 챙겨먹는 짜장면과 달리 기피하는 음식도 있다. 김치말이 국수다. 7일 삼성전이 끝난 뒤 늦은 저녁식사를 하러 고깃집을 찾았던 김 감독은 비빔국수와 김치말이 국수, 두 가지뿐인 후식 메뉴 가운데 김치말이 국수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연승 진행 중인데, 김칫국 마시면 안되잖아요."
잘나가는 DB의 또다른 숨은 비결로 한상민 수석코치의 벤치 장악도 빼놓을 수 없다. 올시즌 들어 유독 DB 벤치워머들의 응원 함성이 높아진 이유는 한 코치가 벤치 파이팅을 지휘하기로 역할 분담을 했기 때문이다. 벤치 참여를 높인 비법은 뭘까. 김 감독은 "한 코치가 '벤치 응원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으면 엔트리 작성 회의 때 추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다고 한다"며 웃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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