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괴물'도 사람이다.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지쳐가고 있다. 김민재는 9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와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4차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파트너를 바꿔가는 와중에도, 흔들림없는 수비를 펼쳤다. 바이에른은 김민재의 헌신과 해리 케인의 연속골을 앞세워 2대1 승리를 거뒀다. 바이에른은 이날 승리로 4전승에 성공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바이에른은 UCL 조별리그 무대에서 최근 17연승을 합쳐 통산 38경기(35승 3무) 연속 무패 행진도 벌였다. 바이에른은 이날 맨유의 패배로, 조 1위까지 확정지으며 남은 경기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김민재는 말 그대로 이날 체력을 쥐어 짜며 뛰었다. 몸상태가 좋지 않은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김민재는 최근 혹사를 당하고 있다. 13경기 연속 풀타임이다. 바이에른 이적 후 벌써 1363분을 뛰고 있다. 알폰소 데이비스 다음으로 많은 출전 시간이다. 김민재는 리그를 바꾼데다, 시즌 개막 전에는 군사 훈련까지 받았다. 지난 겨울에는 월드컵을 뛰었고, 당시에도 몸상태는 100%가 아니었다. 관리가 필요하지만, 바이에른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김민재는 마티아스 더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하며, 홀로 수비진을 지키고 있다. 바이에른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막판 벤자민 파바르를 이적시키며, 1군 센터백 자원이 단 3명 뿐이다.
위태로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도르트문트전에서도 경기 도 중 종아리를 스트레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여러차례 허벅지를 매만졌다. 물론 김민재는 힘든 상황에서도 수준급 실력을 보였다. 4번의 클리어링, 1번의 인터셉트, 1번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지상 경합은 100%, 공중볼 경합은 총 3회를 완성했다. 김민재는 고비마다 멋진 수비로 갈라타사라이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하지만 결국 한계가 왔다. 후반 우파메카노가 아웃되고,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가 그 자리로 내려왔다. 김민재는 또 다시 '원백' 수비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마지막 실점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김민재와 베이징 궈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세드릭 바캄부가 달려 들어가는 장면에서, 김민재가 경합을 시도했지만 스피드에서 밀렸다. 정확히는 아예 쫓아가지도 못했다. 낯선 장면이었다. 김민재는 폭발적인 주력과 파워를 앞세워 늘 상대 공격수에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아, 100%의 스프린트를 하지 못했다. 독일 '아벤트 자이퉁'은 '김민재가 실점 장면에서 너무 느렸다'고 했다. 'RAN'도 '김민재는 전반 막바지 커버가 늦었던 장면이 있었다. 실점 상황에서도 반응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김민재에게 휴식은 언감생심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우파메카노는 관리를 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김민재에 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다. 9대0 대승을 거둔 다름슈타트전, 4대0 완승을 챙긴 도르트문트전에서도 휴식을 주지 않은 투헬 감독이다. 오히려 혹사에도 "실수가 잦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보는 입장에서 조마조마할 정도의 상황이다. 당장 11일 오후 11시30분 하이덴하임과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김민재가 어김없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 이 경기가 끝나면 또 국가대표 경기다.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넘어와야 한다. 근육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언제 부상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잘해서 '괴물'이지 지치지 않아서 '괴물'이 아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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