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2군 구장 클럽하우스에서 채은성(33)을 만난 20일 오후, 한화 이글스는 FA(자유계약선수) 내야수 안치홍(33) 영입을 발표했다. 지난해 이맘때 FA로 시장에 나온 채은성은 한화와 6년 90억원에 계약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게 엊그제 같은데, 1년이 금방 흘러갔다.
그에게 2023년을 100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달라고 했더니 "50점"이라고 했다. 시즌 내내 채은성이 합류해 한화 타선이 많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채은성은 냉정하게 돌아봤다.
"더 잘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많이 아쉬웠다. 이적 첫 시즌이라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시행착오를 통해 공부를 한 것이다"고 했다.
전반기에 좋은 흐름을 타다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햄스트링 부상이 맞물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 시즌을 부상 없이 치르기는 어렵다. 작은 부상이라도 안고 뛰는 건데, 관리를 잘 못 했다. 몸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조금 더 잘 했다면 잡을 수 있는 경기가 많았다.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시기에 부상이 있었다. 밸런스가 왔다 갔다 해 힘들었다. 결국 내가 몸 관리를 잘 못한 탓이다"고 자책했다.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 137안타, 23홈런, 84타점. 2018년 이후 5년 만에 20홈런을 넘었다. 4년 연속 80타점 이상을 기록했다. 후반기 부진이 아쉽기는 해도 이전보다 떨어지는 성적이 아니다.
채은성은 큰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팀에 더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성적을 넘어 팀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어 했다.
"베테랑이 되면 야구를 무조건 잘 해야 된다. 그래야 후배도 잘 챙길 수 있다. LG 시절에 (김)현수형이 대단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팀 야수 쪽 최고참인데 야구 잘 하면서 그렇게 하는 게 힘들더라."
후배 노시환이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4번 타자로 활약하는 걸 보면서 뿌듯했을 것 같다. 홈런, 타점 2관왕에 오른 노시환(23)은 성적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은성이 형에게 감사하다. 많은 걸 보고 배운다"고 했다.
채은성은 "시환이가 올해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룬 것 같아 너무 기쁘다. 시환이에게 '올해 잘 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꾸준히 성적을 내려면 똑같은 마음으로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목표가 또렷해 앞으로 더 잘 할 것이다"고 했다.
이번 주까지 서산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12월에는 대전야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간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짜준 스케줄에 따라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 내년 2월 호주 전지훈련 땐 본진에 앞서 열흘 정도 먼저 날아
가 훈련할 생각이다.
"내년에 정규 시즌 개막이 열흘 정도 당겨지는데, 준비를 빨리해야 할 것 같다."
채은성은 벌써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서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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