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첫번째 FA 때도 사상 초유였는데 두번째 FA 역시 사상 초유의 일을 만들었다.
오지환이 어쩌다 보니 FA 1년 전에 금액을 합의한 꼴이 됐다. FA가 됐고, 신청을 했지만 이미 팀은 정해졌고, 금액도 정해진 상황. 세부 계약만 진행하면 끝인 FA인데 FA가 아닌 것 같은 오지환이다.
첫번째 FA도 유일무이한 계약이었다. 바로 백지위임.
2019시즌이 끝난 뒤 첫 FA가 됐던 오지환은 구단과 몸값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100억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나왔고 팬들은 그것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결국 오지환은 구단에 백기투항, 백지위임을 하는 FA 사상 유례가 없었던 일을 맞았다. 고민을 한 LG는 결국 4년간 40억원에 오지환과 FA 계약을 했다.
그리고 3시즌이 지난 올해 1월. LG와 오지환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오지환이 어느덧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KBO리그 최고 유격수에 오르면서 LG는 오지환이 FA로 풀리기전에 잡아야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오지환 역시 LG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해 다년 계약에 합의를 한 것. FA 4년 계약이 있으니 2024년부터 6년간 총액 124억원에 합의를 했다. 그렇게 오지환에게 두번째 FA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오지환이 올시즌이 끝나고 FA 신청을 해 19명의 FA 명단에 포함됐다. 이제껏 비FA 다년계약을 한 선수 중 FA신청을 한 선수는 없었다. KIA와 다년계약을 한 김태군도 이번에 FA가 되는 것이었지만 FA 신청을 하지는 않았다.
알고보니 6년 124억원의 계약은 합의만 한 상태였지 세부 내역의 계약서까지 작성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샐러리캡이 있다보니 팀 사정을 생각해 올해에 세부 내역을 논의하기로 했던 것. 2차드래프트가 있어 선수를 1명이라도 더 보호하기 위해 오지환이 기꺼이 FA 신청서까지 내게 됐다. 본의 아니게 이미 1년전에 124억원에 잔류 합의를 한 FA가 됐다. 이 역시 FA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 LG의 꼼수로 볼 수도 있지만 LG로서도 위험한 일이다. 선수가 FA로 나가서 타구단의 금액을 알아보겠다고 하면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LG와 오지환 사이에 신뢰가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타구단이 함부로 쓸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오지환의 FA 계약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총액이 결정돼 있는 상황이라 빨리 만나서 결정할 필요는 없다. LG로선 급한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등의 FA와 협상을 한 뒤 샐러리캡에 맞춰 오지환과의 세부 금액 협상을 하면 된다. 오지환의 6년 계약이 끝나는 2029년에 세번째 FA에도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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