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캡' 손흥민(토트넘)이 중국 적지에서 골을 넣고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댄 '쉿 세리머니'를 펼친 건 퍽 상징적이었다.
손흥민은 21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차전에서 전반 11분만에 페널티로 선제골을 가른 뒤 중국 관중석을 바라보며 입을 다물라는 뜻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축구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리머니다. 과한 몸동작 없이도 상대팀 팬을 도발하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중국 선수들이)숨도 못 쉬게 만들자"고 말했던 터다. 연신 '짜요'(파이팅)을 외치는 중국 팬들을 향해 '인제 그만 조용히 하라'는 의미의 제스처를 취한들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중계한 '쿠팡플레이'는 손흥민의 세리머니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손흥민의 세리머니가 리그오브레전드의 리빙 레전드 '페이커' 이상혁의 세리머니와 닮았다며 '페이커'를 '급소환'했다. '쉿 세리머니'는 이상혁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진다.
세리머니뿐 아니라 이날 경기는 묘하게 '롤드컵'과 오버랩됐다. 한국 대표팀 T1은 불과 이틀 전인 19일 국내에서 열린 중국 대표팀 웨이보 게이밍과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대회인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며 7년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클린스만호 역시 전반 45분 손흥민의 헤더 추가골과 후반 추가시간 42분 손흥민의 프리킥 어시스트에 이은 정승현의 헤더 쐐기골로 똑같은 3대0 스코어로 승리했다. 6년 전인 2017년 중국 창사에서 당한 '참사'(0대1패)를 씻어내는 한편, 싱가포르전 5대0 대승을 묶어 월드컵 예선 2연승을 질주했다.
중국전을 준비하면서 T1이 우승한 장면을 지켜본 손흥민은 곧바로 개인 SNS를 열어 우승한 T1 선수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손흥민과 이상혁은 지난해 여름 토트넘의 방한 일정 때 만난 인연이 있다. 당시 손흥민은 이상혁에게 '페이커'가 새겨진 토트넘 유니폼에 친필 사인을 해 선물했다.
중국 스포츠는 두 전설 앞에서 무릎 꿇었다. 이상혁은 지난 10월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축구 역시 같은 대회에서 중국을 8강에서 꺾고 결승까지 올라 3연패를 달성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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