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어요. 오히려 감독님이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SSG 랜더스 서진용은 프로 지명 후 13년만에 첫 개인 타이틀을 수상했다. 서진용은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세이브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해 SSG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서진용은 정규 시즌 69경기에 등판해 42세이브를 수확했고,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세이브왕'에 올랐다. 프로 데뷔 후 첫 경사다.
첫 타이틀 홀더로 시상식에 참석한 서진용이지만, 사실 김원형 전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 시즌 개막 직전까지도 SSG는 고정 마무리 투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불펜 투수들 가운데 가장 필승조 경험이 많은 서진용을 새 마무리 투수로 낙점했고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신뢰했다. 서진용은 그런 믿음 아래에서 데뷔 후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며 세이브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김원형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마친 후 지난달말 계약 해지되면서 팀을 떠나게 됐다. 시상식에서 만난 서진용은 "감독님 (떠나신다는)소식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다. 연락을 바로 드리려고 했는데 정신이 없으실 것 같아서 조금 나중에 연락드렸는데,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더라"아쉬워했다.
서진용이 신인 시절, 김원형 감독은 플레잉코치를 맡고 있었고 이후 SK 와이번스에서 투수 코치를 맡으며 투수들을 지도했다. 신인 때부터 서진용을 봐왔고, 누구보다 그의 성장 스토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구박도 더 많이 했고, 더 아끼기도 했다. 서진용도 그런 김 전 감독의 뜻을 잘 이해하고 있다. 서진용은 "감독님 스타일이 원래 그렇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장난치시고, 더 퉁명스럽게 이야기하신다. 저는 워낙 어릴때부터 알았으니 그러려니한다"며 웃었다.
항상 구박받던, 터지지 않던 대형 유망주는 이제 멀끔한 수트를 입고 시상식에서 당당히 트로피를 받는 '세이브왕'으로 성장했다. 서진용은 김원형 전 감독에게 "끝까지 저에게 마무리를 맡겨 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중간에 볼넷도 많이 주고, 주자를 많이 내보내서 감독님이 많이 늙으셨다. 보시면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그냥 정말 감사드린다. 좋은 투수들이 많았는데도 끝까지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소공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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