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건 바람직한데 경기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외부에서 본 한화 이글스는 '저연차 어린 선수들이 미숙한 플레이를 하는 팀'이었다. 3년 연속 꼴찌를 한 2022년까지 그랬다. 성장이 따라주지 않는 급격한 세대교체가 부작용을 일으켰다. 2019년 9위로 내려앉더니 2020~2022년 3년 연속 바닥을 때렸다. 미래를 얻기 위한 '고통의 시간'이라고 했지만 공감을 얻기 힘들었다.
2021년 7.3년, 2022년 7.1년. 한화 선수들의 평균 연차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체제로 시작한 2021년, KBO리그 10개팀 중 평균 연차 9위였다. 베테랑 선수들을 과감하게 정리해 연차를 끌어내렸다. NC 다이노스, LG 트윈스보다 1.4년이 낮았다. 한화보다 어린 팀은 7.0년 키움 히어로즈뿐이었다.
2022년에도 히어로즈에 이어 9위를 했다. 그해 LG가 9.3년, NC가 9.2년, SSG 랜더스가 8.7년이었다. 외부 FA 영입 없이 매년 신인 선수가 합류하면 연차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오프 시즌부터 기조를 바꿨다. 외부 FA(자유계약선수) 3명을 데려왔다. 내야수 채은성(33), 오선진(34), 투수 이태양(33)을 영입하는데 총 119억원을 썼다.
내부 육성만으로 강팀을 만든다는 건 공상에 가까운 비현실적인 일이다. '게임 체인저'까지는 아니더라도 구심점, 리더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필요했다.
입단 5년차에 홈런, 타점왕에 오른 노시환(23)은 "(채)은성 형을 보면서 늘 배운다. 선배 덕분에 좋아질 수 있었다"고 했다.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한 오선진은 시즌 초 주전급으로 뛰었다. 이태양은 중간투수로 출발해 전천후로 던지다가, 후반기엔 선발을 맡았다.
베테랑이 포스트에 자리하면서 전력이 안정을 찾아간다. 20대 초반 어린 선수로 라인업을 채운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2023년 평균 연차가 8.3년으로 높아졌다. 우여곡절 속에서 전반기에 8연승을 경험했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2023년 겨울, 새출발 '시즌2'다.
FA 내야수 안치홍(33)과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했다. 허약한 타선을 강화하기 위한 영입이다. 프로 15년차 베테랑으로 내야, 타선에 힘을 줬다. 전력 업그레이드를 위해 베테랑이 필요했다. 안치홍은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백전노장 김강민(41)까지 데려왔다. 지난해였다면 이뤄질 수 없는 사건(?)이다. 불혹을 넘긴 외야수 영입,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손혁 단장은 "김강민이 백업 외야수로 경쟁력이 있다. 젊은 외야수들이 보고 배울 점이 많다"고 했다.
오선진이 2차 드래프트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지만 팀 전체의 경험치가 높아졌다.
2023년 한화는 밝힌 미래로 가는 희망을 찾았다. 노시환이 중심타자로 우뚝 섰다. 문동주(20)가 주축 선발로 도약했고, '고졸 루키' 문현빈(19)이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구 조화. 좋은 팀, 강한 팀의 전제조건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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