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요즘 여자프로농구에서 부천 하나원큐의 돌풍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괄목상대'란 표현이 어울린다. 하나원큐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였다. 그랬던 하나원큐가 2023~2024시즌 들어 10경기 만에 4승(6패)을 올렸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에서 6승(24패)밖에 거두지 못한 '그팀'이 아니다.
지난 3일 용인 삼성생명전(65대44), 6일 인천 신한은행전(78대51)서 연이어 20점차 이상 대승을 하면서 2년10개월 만에 연승을 맛봤다. 신한은행전에서는 역대 한 쿼터 최소실점(4쿼터 1실점) 신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현재 삼성생명과 반 게임차, 4위로 4년 만의 플레이오프(4강)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무기력' 하나원큐가 '신바람'으로 변신한 데에는 숨은공신이 있다. 정석화 단장(58)의 '혁신'이다.
김도완 감독이 지난 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가의 특수 장비 도입 등 많은 지원을 해주신 단장님과 사무국장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것도 의례적인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2021년 4월 난파선 같았던 '하나원큐호'의 선장으로 부임한 정 단장은 연속 최하위의 두 시즌을 보내면서도 꾸준히 추진했던 구단 운영철학이 있었다. '떠나고 싶은 팀'에서 '남고 싶은 팀'으로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그 꾸준함이 비로소 결실을 거두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부임할 때부터 '떠나고 싶은 팀'의 원인찾기에 나선 정 단장은 선수단과의 면담은 물론이고 외부 농구인,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하나은행에서 지점장, 영업본부장, 전무 등 요직을 거치며 고객응대, 소통의 달인으로 꼽혔던 정 단장이었다. 객관적인 팀 전력, 감독-코치의 지도력을 탓하기에 앞서 사무국 내부적으로 먼저 반성할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여자 프로농구 특성상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한 선수가 많은 데도 '소녀선수'들의 감성을 감싸주기는 커녕 마음에 상처를 주는 관행이 팽배했다.
'선수단 회식을 하는데 비용 추가될까봐 고기 많이 먹는다고 눈치를 주더라'는 작은 민원 사례만 보더라도 그동안 선수단을 대하는 태도가 어땠는지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연봉 협상에서 삭감안을 제시할 때 어르고 달래주기는 커녕 '갑질'하듯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일도 허다했단다. 그 사이 선수들의 마음은 떠나고 있었고,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정 단장은 선수단과의 소통 부재를 모두 뜯어고치자는 차원에서 '소통 잘 하는 사무국'으로 혁신에 나섰다. K리그2 서울 이랜드에서 경험을 쌓은 김기림 사무국장을 채용한 것도 그 일환이다. 장거리 원정경기 이동에 구단 버스는 컨디션 관리에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비행기 이동 지원으로 바꿨다. 특히 고가의 전력분석용 첨단 카메라 시스템인 '픽스캠' 도입도 김 국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결과물이다. 김도완 감독은 "올 시즌 경기력 향상에는 픽스캠 효과도 크다"고 말한다.
정 단장은 "하나금융그룹은 축구, 농구, 골프 등 스포츠 사회공헌에 많은 투자를 하는 회사인데 하나원큐로 인해 그 이미지가 실추돼서는 안된다"며 "'남고 싶은 팀'에서 더 나아가 '오고 싶은 팀'으로 신바람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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