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 나성범(34), 2023시즌은 아쉬움의 연속이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큰 꿈을 품고 나섰던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 KIA에 복귀한 뒤에야 왼 종아리 부상이 발견됐다. 시범경기 일정은 물론, 개막엔트리까지 제외됐다. 나성범이 빠진 KIA는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침체를 겪으면서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두 달 넘는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나성범. 페이스는 '역대급'이었다. 시즌 첫 경기였던 6월 23일 KT전부터 아치를 그린 그는 무섭게 안타+타점을 적립해 나아갔다. 힘겨운 중위권 싸움을 펼치던 KIA는 '4번 타자' 나성범의 복귀 속에 탄력을 받았다. 후반기 한때 9연승의 무서운 기세를 타면서 5강 이상의 꿈을 꾸기도 했을 정도.
그러나 이런 나성범의 질주는 또 한 번 부상에 가로막혔다. 9월 19일 광주 LG전에서 3루 태그업 슬라이딩 과정에서 부상했고, 이튿날 검진 결과 햄스트링 손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올 시즌 나성범의 기록은 58경기 타율 3할6푼5리(222타수 81안타) 18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98. 월간 타율이 가장 좋지 않았던 게 복귀 직후인 7월, 2할9푼2리였다. KIA가 한창 순위 싸움 중이던 8월엔 타율 3할7푼6리, 5홈런 22타점, 부상한 9월엔 타율 4할4푼4리, 6홈런 20타점의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짧은 활약 기간을 따져보더라도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 경기 감각 저하 등을 고려해볼 때 단기간에 이런 타격 페이스를 보여준 타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나성범은 KIA와 6년 총액 150억원의 FA계약 첫해였던 2022시즌 타율 3할2푼(563타수 180안타) 21홈런 97타점을 올렸다. 올해 두 번의 부상 속에서도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준 나성범의 시즌 초-말 부재는 그래서 KIA에 더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새 시즌에도 KIA의 운명은 나성범이 쥐고 있다.
KIA는 시즌 초반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시즌 막판 손목 분쇄골절상을 한 유격수 박찬호와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부상해 수술대에 오른 김도영 모두 시즌 초반 활약 여부에 물음표가 붙어 있다. 중심타선에서 호흡을 맞출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역대 외국인 타자들이 쉽게 이겨내지 못했던 KBO리그 3년차에 접어들었고, 불혹을 넘긴 베테랑 최형우도 활약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 결국 타선 중심축인 나성범이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주느냐에 따라 KIA의 2024시즌 운명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새 시즌 도약을 바라는 KIA, '건강한 4번 타자의 귀환'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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