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트레이드 복덩이'의 FA 계약서에는 어떤 금액이 적힐까.
홍건희(31)는 두산 베어스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성공 사례다. 2020년 6월 류지혁과 1대1 트레이드로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이적했고, 그동안 고질적인 제구 문제가 잡히면서 핵심 불펜으로 거듭났다.
이적 첫 해 60경기에서 3승4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한 그는 이듬해 65경기에 나와 74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6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2.78의 성적을 남겼다. 2022년에는 58경기에 등판해 62이닝을 소화했고, 18세이브 9홀드로 마무리 투수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도 홍건희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64경기에 등판해 61⅔이닝을 던졌고,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했다. 최근 3년 간 198이닝을 던지면서 구원 투수 중에서는 김명신(두산·225⅔이닝), 서진용(SSG·207⅔이닝), 김재윤(KT·199이닝)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21년부터는 투수조장으로 투수진의 리더 역할도 소화했다. 특히 본인도 '만년 유망주' 시절을 겪었던 만큼, 1군에 정착하지 못한 선수에게는 각별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두산은 올 시즌을 마치고 내야수 양석환과 투수 홍건희가 내부 FA로 나왔다. 두산은 "오버페이는 없다"고 밝힌 가운데 내부 FA 선수에 대해서는 전원 계약 방침을 세웠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20홈런 타자와 20세이브 투수는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의 잔류를 바랐다.
양석환과는 계약을 성사했다. 4+2년에 최대 78억원 규모. 첫 4년 계약 총액은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총액 39억원, 인센티브 6억원)이며, 4년 계약 이후 구단과 선수 합의로 2년 총액 13억원 계약을 이어갈 수 있다.
두산은 계약 직후 "양석환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선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덕아웃 리더로서의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건희와의 계약은 해를 넘기게 됐다. 홍건희는 중간에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에이전트 측에서 내부적인 문제가 생겼고, 협상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첫 만남에서 기존 에이전트에서 부른 가격은 두산이 책정한 가격과 상당 부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사이 굵직한 불펜 요원들이 계약을 마쳤다. '불펜 최대어'로 꼽혔던 김재윤은 삼성 라이온즈와 4년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에 계약했다. 김재윤은 4년 연속 60이닝을 소화하며 3년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거뒀다.
지난 24일에는 좌완 불펜 요원 함덕주가 원소속팀 LG 트윈스와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함덕주는 양석환과 트레이드로 2021년 LG로 이적해 2년 동안 부상으로 33⅔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올 시즌 57경기에 나와 55⅔이닝 4승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하며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한 관계자는 홍건희 계약에 대해 "마무리투수 자리를 내주고,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라며 "일단 김재윤보다 2살 어리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은 있는 선수다. 또한 두산으로 이적 후 불펜으로 꾸준히 60이닝 이상을 던져왔다. 내구성이나 꾸준함은 보장됐다. 이용찬(3+1년 27억원) 이상의 금액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가치는 있다"고 바라봤다.
이용찬은 2020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에서 FA 자격을 얻었다. 그해 중순 팔꿈치 수술을 받아 5경기에 나와 26⅔이닝을 던지며 1승3패 평균자책점 8.44에 그쳤다. 해를 넘긴 뒤 시즌 개막한 뒤에도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지만, NC가 손을 잡았다. 이용찬은 NC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으며 3년 간 67개의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에는 29세이브로 NC 뒷문을 단속하며 '돈값'을 톡톡히 했다.
이용찬이 FA 계약을 했던 나이와 홍건희가 FA 자격을 얻은 나이의 시점은 비슷하다. 일단 홍건희는 이닝을 꾸준함은 증명했다. 충분히 이용찬 이상의 금액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
다만, A등급인 만큼, 현실적으로 다른 구단이 쉽사리 영입에 나서기가 어렵다. A등급의 선수를 영입할 경우 원 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에 300% 또는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의 선수를 내줘야 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협상 주도권은 두산 구단이 쥐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일단 에이전트 측과 첫 만남에서는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현재 샐러리캡을 타이트하게 맞춘 상황인 만큼, 적정선을 넘어가면 계약이 어려울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역시 내부적으로 책정한 금액에서 크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재윤과 함덕주 등의 계약으로 어느정도 가이드 라인은 나오기 시작했다. 두산과 홍건희는 2024년 만남에서 차이를 줄이고 새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까.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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