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경기는 이겼지만, 매너는 진 한국전력.
한국전력이 2024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뒷맛이 찝찝할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권영민 감독은 격한 항의에 세트 퇴장을 당했고, 세터 하승우는 볼보이에게 강하게 공을 차는 추태를 부렸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1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로 신승했다. 직전 현대캐피탈과의 2연전을 모두 셧아웃 패배 당하며 분위기가 침체된 상황이었는데, 강호 대한항공을 잡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게 됐다.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와 3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며 승기를 굳히는 듯 했다. 4세트 경기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사고가 터졌다. 17-16으로 한국전력이 앞서던 상황. 대한항공 한선수가 서브를 했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아웃. 하지만 주심은 서재덕의 몸에 맞고 공이 나갔다고 판정했다.
서재덕과 권영민 감독이 펄쩍 뛰었다. 권 감독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위원은 판독불가 판정을 내렸다. 원심이 유지된 것이다. 이에 권 감독은 경기위원 책상에 가 손으로 책상을 치고, 큰 소리를 지르며 격한 항의를 했다.
이에 주심은 세트 퇴장 판정을 내렸다. 경기는 동점이 됐고, 잘싸우던 한국전력 선수들이 흔들렸다. 결국 역전패로 4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그 과정에 세터 하승우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화가 났는지 코트에 떨어진 공을 볼보이에게 강하게 발로 찼다. 이날 계양체육관에는 어린 학생들이 볼보이 역할을 했는데, 하승우가 찬 공이 강하게 날아가 볼보이가 화들짝 놀라는 장면이 연출됐다. 반사신경으로 공을 잘 받아 다행이지 하마터면 공에 맞고 다칠 뻔 했다. 선수가 경기 진행을 위해 볼을 밖으로 건네주는 건 당연한 일인데, 거기에 분노를 실은 건 분명 잘못된 일이었다.
이날 계양체육관에는 새해 첫 날을 맞아 가족 단위 관중이 많이 찾아왔다. 두 사람의 모습은 분명 보는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었다.
권 감독은 경기 후 이 부분에 대해 "보는 사람마다 위치가 달랐다. 선수들도 안맞았다고 했다. 화면도 안맞은 것처럼 보였다"고 말하며 "내가 흥분했다. 그러면 안되는데, 굉장히 중요한 승부처였다. 넘어가면 큰 점수라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인 권 감독은 선수 생활부터 통틀어 첫 퇴장이라고. 그는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안된다. 퇴장을 받을만 했다. 어필을 할 수는 있지만, 화를 내지 않고 대응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권 감독은 하승우가 공을 차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퇴장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권 감독은 "득점 하나에 승패가 갈린다. 선수들에게 분명히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선수들도 화를 분출할 때는 분출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하승우 상황은 직접 보지 못해 언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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