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왜 이렇게 됐을까?' '다 내 탓이지' '너무 파격적이었나?' '너무 아꼈나 봐'. 생경하고 낯설었던 SF 무협 판타지를 끝낸 뒤 수 없이 되뇌었던 최동훈 감독의 혹독하고 냉정한 자기반성이 곳곳에 묻어난 속편이다. 전편 이후 1년 6개월간 고치고 또 고쳐 꺼낸 미운 우리 새끼 '외계+인' 2부가 청룡의 해 화려한 백조로 성장해 다시 관객을 찾았다.
SF 무협 판타지 액션 영화 '외계+인'(최동훈 감독, 케이퍼필름 제작) 2부가 지난 2일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2022년 7월 개봉해 관객의 호불호 속에서 15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고군분투했던 '외계+인' 1부에 이어 1년 6개월 만에 개봉하는 후속편이자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전편 '외계+인' 1부가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면 후속인 '외계+인' 2부에서는 전편에 이어 과거 고려로 돌아가 치열한 신검 쟁탈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신검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 그리고 끝까지 탈옥하려는 외계인의 최후 전투를 다뤘다.
'외계+인' 시리즈는 '범죄의 재구성'(04) '타짜'(06) '도둑들'(12) '암살'(15) 등을 통해 케이퍼 무비의 장인으로 등극했고 '도둑들' '암살'로 무려 두 번의 1000만 기록을 세운 '흥행킹' 최동훈 감독의 과감한 도전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전편 개봉 당시 이질적인 SF 무협 판타지의 장르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관객의 차가운 외면을 받으며 극장에서 씁쓸하게 퇴장해야만 했다.
예상보다 더 냉혹했던 혹평에 속앓이해야만 했던 최동훈 감독은 관객의 평가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재편집에 돌입, 무려 1년 6개월간의 후반작업을 거쳐 '외계+인' 2부를 완성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장 프로덕션 기간인 387일로 촬영을 마쳤던 '외계+인' 시리즈는 그렇게 약 547일의 후반작업까지 더해지면서 인고의 시간을 겪고 탄생됐다.
절치부심한 최동훈 감독이 150번 넘게 볼 정도로 곱씹고 또 곱씹었던 '외계+인' 2부는 1부보다 훨씬 군더더기 없는, 간결하고 빠른 속도감으로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고속도로를 내달리듯 시원하게 질주하는 전개로 답답했던 마음을 확 뚫어 놓은 것. 여기에 1부에서 의문에 의문을 더했던 떡밥들을 알뜰살뜰하게 재활용하고 깔끔하게 회수하며 미스테리했던 요소들을 속 시원하게 해소했다.
액션도 더욱 화려해지고 과감해졌다. 고려 시대로 간 천둥을 쏘는 이안(김태리)은 녹슬지 않은 총격 액션으로,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은 더욱 날렵해진 도술로 액션의 맛을 더했고 현실에 돌아와서는 열차가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폐공장이 처참히 박살 나는 역대급 규모의 전투신으로 화끈하게 깨부순다. 몸에서 기괴한 촉수를 뽑아내는 외계인은 더욱 강력해진 비주얼로 괴기함을 극대화했다.
1부에서 물음표를 던졌던 민개인(이하늬)의 등장은 2부에서 제대로 판을 깔며 주요 캐릭터로 부상했고 1부에서 예상 밖 귀여움을 담당했던 무륵의 반려묘 콤비 우왕(신정근)과 좌왕(이시훈)의 반전도 2부에서 꽤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새로운 캐릭터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도 짧지만 강렬하게 적재적소 살아 숨 쉰다.
무엇보다 2부 최고의 신 스틸러는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이다. 알고 보니 살생을 지양하는 두 신선은 여전히 경박스럽고 야단스럽게, 또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한다. 차진 말맛과 코미디로 등장마다 시원하게 터트리는 흑설과 청운은 이안과 무륵의 조력자로 과거와 현재에서 일당백 활약한다.
최동훈 감독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획기적인 전개, 리드미컬한 연출이 다시 돌아왔다. 매력적인 충무로 일타 배우들의 가슴 뜨거운 열연도 여전하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쿨타임 충분하게 보낸 '외계+인' 2부는 한층 진화된 시리즈로 전편의 아쉬움을 달랬다.
'외계+인' 2부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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