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실험은 끝났다. 이제 실전이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가 처음이자 마지막 리허설을 마쳤다.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신승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은 전반전 K리거 등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을 위주로 1.5군을 내세웠다. 4-1-4-1 포메이션이었다. 오현규(셀틱)가 최전방에 섰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이 2선에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박용우(알 아인), 포백에는 이기제(수원)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호흡했다. 골문은 김승규(알 샤밥)가 지켰다.
후반전은 달랐다. 최정예 전력이 나섰다. 오현규 정우영 홍현석 이재성 정승현이 나가고,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턴) 조규성(미트윌란)이 그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후반에는 기대하던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40분 터진 이재성의 골이 유일한 득점이었다.
조별리그 1차전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라크전은 또 다른 의미의 '수확'이었다. A대표팀 과제는 명확해졌다. 이라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3위, 대한민국은 23위다.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맞닥뜨릴 바레인(86위·15일), 요르단(87위·20일), 말레이시아(130위·25일)는 이라크보다 더 아래의 전력이다.
결국 '밀집수비와의 전쟁'이다. 이라크는 철저하게 역습 위주로 태극전사들과 맞닥뜨렸다. 후반에는 사실상 11명이 모두 수비에 가담했다. 하지만 클린스만호는 그물망 수비를 뚫을 비책이 없었다. 원톱 조규성, 좌우측의 황희찬과 이강인, 섀도 스트라이커 손흥민은 각각 '외딴섬'이었다. 천하의 리오넬 메시면 몰라도 2~3명이 한꺼번에 에워싸면 이를 뚫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수적 부족은 기본이고, 약속된 플레이도 존재하지 않았다.
첫 관문인 조별리그 상대들은 선택지가 없다. 태극전사들을 맞아 적극적인 수비전술로 출혈을 최소화해야 16강 티켓의 희망이 있다. 밀집수비에 대한 대책, 해묵은 고민이지만 왕도는 없다. 촘촘한 중앙보다 측면에서 활로를 뚫어 수비라인을 분산시켜야 한다. 측면의 뒷공간으로 침투해 패스가 연결되면 수비벽을 일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수적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선 수비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려 포지션간의 간격을 좁혀야 한다. 그래야 최전방의 포지션 파괴가 쉴새없이 이어질 수 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방위 공격만이 살 길이다. 상대 미드필드 진영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도 아껴선 안된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는 데 '특효약'이다. 남은 기간 세트피스도 좀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세트피스는 밀집수비와 무관한다. 약속된 세트피스를 통해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이라크전 이강인의 '아리랑 크로스'도 효과적인지 내부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반대로 밀집수비의 함정은 상대의 역습이다. 공격 일변도의 플레이를 펼치다보면 수비라인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라크전 전반 정승현이 두 차례나 뒷 공간을 허용하며 실점과 다름없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본선에서는 결코 나와선 안되는 장면이다. 선제 실점을 허용할 경우 인내심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상대의 신경전에도 지혜롭게 대응해야 한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선 주심 판정을 비롯해 '중동 텃세'도 넘어야 할 산이다. 거친 플레이는 불보듯 뻔하다. 적절한 대처는 필수지만 도를 넘어선 안된다. 이라크전에서 나온 이강인의 경고 2회 퇴장은 '옥에 티'였다. 슬픈 이야기지만 때리면 맞아야 한다. 그래야 상대의 덫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카타르아시안컵은 13일 개막된다. 태극전사들은 아부다비에서 전술을 가다듬은 후 10일 도하에 입성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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