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Half Filipino, Half amazing. Always with you 12' '절반은 필리핀 사람, 절반은 놀라운 사람. 항상 당신과 함께 하겠다'는 문구가 원정 경기장을 수놓았다. 큰 부상을 당한 외국인 선수의 쾌유를 응원하는 팬들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7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안양 정관장의 경기. 10연승 중인 홈팀 SK의 상승세에 힘입어 경기장은 만원 관중으로 꽉 찼다. SK 팬들이 대다수를 이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정관장 팬들도 관중석을 차지한 채 팀을 응원했다.
정관장 팬들의 손엔 아시아쿼터 필리핀 가드 렌즈 아반도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클래퍼가 들려 있었다.
아반도는 지난달 28일 고양 소노전에서 크게 다쳤다. 아반도가 리바운드를 하기 위해 점프했을 때 소노의 오누아쿠가 뒤에서 엉덩이 부위를 밀었다. 중심을 잃고 떨어진 아반도는 큰 충격을 입었다. 허리뼈 두 군데가 부러졌고, 손목 인대 염좌에 뇌진탕 등 전치 4주 이상의 큰 부상이었다.
아반도는 키 186cm의 가드 임에도 폭발적인 점프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덩크슛과 블록슛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던 선수다. 지난 시즌부터 정관장에 합류해 통합우승을 함께 이끌었고,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정관장의 주전 멤버로 활약하던 선수였다. 안양 팬들에게 아반도는 이미 가족이나 다름없다.
아반도를 뒤에서 민 오누아쿠의 플레이에 대해 KBL 심판부는 '고의성 없음'으로 판단했다가 뒤늦게 제재금 300만원 부과의 징계를 내렸다. 게다가 오누아쿠가 아반도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안양 팬들은 KBL 센터 앞에서 트럭 시위까지 벌이며 KBL의 조치에 대해 항의했다.
7일 경기에서 처음 등장한 클래퍼는 아반도를 응원하기 위해 팬들이 자체 제작했다. 팬들은 항의와 응원을 동시에 이어나가는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정관장은 올 시즌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부상과 태업으로 골치를 썩이던 스펠맨을 시즌 중 퇴출한 데 이어 고군분투하던 대릴 먼로와 아반도, 김경원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7일 경기를 앞두고는 박지훈마저 몸살로 빠졌다.
그런데 7일 경기 중 또 한 명의 선수가 큰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정효근이다. 이날 3점슛 3개 포함 19점 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차포 마상' 다 빠진 팀을 이끌던 정효근이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정효근은 반대편 코트에서도 들릴 정도로 큰 신음을 내며 고통스러워했다. 정효근은 트레이너들의 부축을 받으며 가까스로 코트를 나왔다.
아반도를 위한 응원 뿐 아니라, '다치지마'라는 스케치북 응원을 펼치며 노심초사하던 팬들의 눈앞에서 계속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정관장은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경기 결과는 71대83 패배. SK는 11연승을 달리며 단독 2위를 지켰고, 2연패를 당한 정관장은 7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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