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무진 체격만큼이나 강렬한 탄력을 지녔다. 두번세번 막혀도 기어코 뚫어내는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다.
어느덧 V리그는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레이나 토코쿠(24)는 어느덧 흥국생명의 삼각편대는 물론, '배구황제' 김연경의 우승 도전을 도울 새 날개로 떠올랐다. 올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쿼터를 통해 V리그에 첫발을 디딘 그는 가나계 일본인이다.
3라운드 이후 옐레나의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경기에 따라선 김연경과 레이나가 원투펀치 느낌으로 활약하는 경기도 생겼다.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과 근성이 돋보인다. 7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올시즌 최다 득점(2번째)인 15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최근 5경기 평균 11.8득점이다. 4일 IBK기업은행전(8득점)을 제외한 4경기에서 모두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레이나는 페퍼저축은행 전 직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운 이유를 물으니 "1세트 초반 상대 세터(이고은)에게 블록당하면서 팀 분위기가 안 좋아졌다. 오늘 고전한 건 내 잘못인 것 같은데 MVP가 되서 팀원들에게 미안했다"면서 "난 지금 실력보다는 (미래를 본)기대감 덕분에 뛰고 있는 것 같다"는 불안감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레이나는 힘과 기백을 앞세워 흥국생명의 대역전을 이끈 주인공이었다. 그는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의 가치를입증한 경기였다,.
주 포지션은 아포짓이지만, V리그에선 아웃사이드히터로 뛰고 있다. 필요하면 미들블로커로도 활약할 만큼 점프력과 타이밍이 좋다. 레이나 스스로도 "내게 택하라면 아포짓으로 뛰겠다"면서도 "다양한 포지션을 뛰는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미들블로커로 뛰면서 블로킹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계기도 됐다"는 설명.
유럽 명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 및 슈퍼스타 김연경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감격스러운 24세 청춘이다. 아본단자 감독의 가르침에 대해 '도쿄대에 입학한 기분'이라는게 솔직한 그의 심정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레이나가 MVP로 뽑혀 무척 행복하다. 언제나 노력하는 선수"라고 강조하는 한편 "기대감이 크다. 앞으로는 좀더 부드럽게 대하겠다"며 웃었다.
향후 레이나가 아포짓으로 뛸 가능성도 있을까. 옐레나와의 작별에 무게감이 실리는 얘기다. 아본단자 감독은 "목까지 담요를 끌어올리면 발이 차다. 빌을 따뜻하게 하면 목이 추워진다. 상황에 따라 더 추운 쪽에 맞춰 결정하겠다"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레이나는 김나희를 비롯해 도수빈 변지수 이원정 등과 커피를 마시거나 미용실을 가는 등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다만 김연경의 오른팔이 되고픈 마음이 아직까진 수줍음에 가려져있다. 레이나는 "'연경 언니'는 항상 바쁘다. 바쁘지만 않으면 같이 가자고 한다"며 미소지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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