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10년대 초반 KBO리그를 호령했던 삼성 라이온즈 왕조 뒤에는 철벽 불펜이 있었다. 안지만 권혁 권오준 정현욱 오승환 등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들이 쟁쟁하게 뒤를 버텨줬다.
하지만 2023시즌 삼성은 초라한 불펜이 미치는 영향을 절감했다. 팀 불펜진 평균자책점 5.16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 유일한 5점대 불펜이었다. 시즌 중반 이원석을 내주고 불펜 보강을 위해 김태훈을 데리고 오는 트레이드 승부수까지 띄웠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 오승환마저 극도의 부진을 겪으면서 부침이 컸다. 기대를 걸어볼만한 20대 투수들도 있었지만, 여유있게 이기는 경기보다 타이트한 승부가 더 잦아지면서 심리적 압박을 극복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불펜진 전체가 요동쳤다.
이번 겨울 삼성의 스토브리그 행보는 마치 이런 불펜의 한풀이를 하는듯 하다. 가장 먼저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KT 위즈의 마무리 투수 김재윤과 FA 계약을 체결했다. 4년 최대 58억원의 조건으로 리그 관계자들이 예상한 수준보다 더 높은 금액이었다. 타팀 이적, 그것도 수도권에서 지방팀 이적이라는 조건까지 감안한 과감한 액수였다. 삼성의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는 과감히 우규민을 보호 명단에서 제외했다. 우규민은 삼성이 2017시즌 거액을 주고 영입한 FA였다. 당시 삼성은 우규민에게 4년 65억원의 대형 계약을 안겼고, 4시즌을 채운 우규민은 2021시즌을 앞두고 1+1년 2차 계약까지 했다. 삼성에서만 어느덧 7시즌을 채운 투수. 지난해에도 필승조의 일원으로 13홀드를 기록한 투수다.
하지만 1985년생인 우규민은 올해 39세로 곧 불혹을 앞두고 있다. 많은 나이를 감안했을때 상대적으로 연봉 부담이 있는 우규민을 보내고 젊은 투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우규민이 2차 드래프트에서 KT 위즈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이적했고, 삼성은 최성훈과 양현을 지명하면서 추가 보강에 나섰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내부 FA 김대우, 외부 FA 임창민까지 잡았다. 김대우와는 2년 4억원, 임창민과는 2년 8억원의 조건이다. 둘 다 불펜 자원으로 올 시즌 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후배들과 필승조 경쟁이 가능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선수들이다.
여기에 오승환 역시 협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의견 차를 좁히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승환의 타팀 이적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까운 상황인만큼 이변이 아니라면 잔류할 전망이다.
오승환까지 포함하면 삼성은 이번 비시즌 불펜 투수로만 6명과 계약을 하는 셈이 된다. '불펜 재건'을 간절히 소망하는 라이온즈의 행보. 2024시즌 박진만 감독의 야구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지, 뒷문 보강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 기대를 모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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